전세난 가중과 함께 주택가격이 오르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택구입을 희망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내집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라면 아파트 분양권으로 눈을 돌려봄직하다.
신규분양인 경우는 입주까지 2∼3년을 기다려야 할 뿐 아니라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은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일을 웃도는 곳이 많아 청약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당첨된다는 보장도 없다. 또 미분양 아파트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미분양에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므로 수요자들이 쉽게 매입에 나서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반해 분양권은 입주시기를 수요자가 원하는 시점에 맞출 수 있는데다 본격적인 입주 때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시세차익도 볼 수 있는데다 내집마련과 함께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특히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는 주택구입 자금의 70%까지 국민주택기금을 저리로 융자해 주고,취득·등록세를 감면키로 한 정부의 금융·세제 지원에 힘입어 실수요자들은 어느 때보다 좋은 조건에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됐다.
◇오를 수 있는 곳에 투자하라=분양권은 일반적으로 최초당첨자 계약 직전과 1차 중도금납부 직전,입주 직전에 거래가 활발하고 프리미엄도 많이 붙는다. 특히 입주직전에는 분양권 시세가 가장 높게 형성되는 때다.
따라서 분양권 구입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라면 입주직전에 분양권을 구입하기보다는 매입시기를 조금 앞당겨 3∼4차 중도금 납부시점에 맞추는 것도 요령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는 2002년 상반기 입주를 앞둔 서울·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권을 노려봄직 하다. 올해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인 경우에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려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있기 때문에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오는 2002년 4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경남아파트 34평형은 초기 1억6400만원에 분양됐다. 현재 6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2억240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는 “이미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있으나 강남 일대 아파트가 대부분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오는 2002년 6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롯데캐슬 33평형은 3억1579만원에 분양됐다. 현재 3억7000만∼4억1000만원에 분양권 가격이 형성,5500만∼9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성북구 상월곡동 동아아파트 33평형은 오는 2002년 4월 입주 아파트로 1억6400만원에 분양됐다. 현재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1억7500만∼1억850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인근 대호부동산 김원우 실장은 “상월곡 동아아파트는 지하철6호선 상월곡역이 걸어서 5분 거리인 데다 고대안암병원,경희의료원,신세계백화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주변에 많아 선호도가 높다”며 “입주를 앞두고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해 봄직 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마천동 금호베스트빌 33평형도 분양가 1억7700만원에서 3000만원가량 프리미엄이 붙어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분양권 매매가는 1억8000만∼2억원. 마천동 삼성공인의 노현승 전무는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입주가 시작되는 오는 2003년 3월이면 1000만원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폭이 작은 수도권 지역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오는 2002년 4월 입주 예정인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쌍용아파트 28평형 분양가는 9650만원이다. 현재 웃돈이 1000만원 가까이 붙어 1억50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면 한차례 웃돈이 더 붙을 것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오는 2002년 5월 입주 예정인 경기 안양 석수동 대림 24평형은 처음 1억200만원이던 분양권이 현재 1억1500만∼1억2500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입주한 인근의 같은 평형과 비교하면 2000만원가량 저렴해 앞으로 가격 추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견해다.
◇유의사항=분양권 시세가 주변 단지와 비교해 높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가격이 높을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떴다방’에 의한 분양권 전매가 부동산 매매시장에 확산되면서 이들 시세가 조작된 거품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동산 거래와 마찬가지로 권리관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압류 설정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은 전세를 놓거나 급한 사정이 있을 때 되팔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재산권을 행사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체된 중도금이 있는지,분양권을 담보로 한 금융기관의 대출 여부도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 eclipse@fnnews.com 전태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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