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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이사회 분할안 수용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2.05.05 07:51

수정 2014.11.07 11:48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는 채권단이 하이닉스 사업부문을 분할하기로 한데 대해 수용하는 입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채권단의 분할처리안이 하이닉스측이 주장하는 독자생존안과 접근방법은 다르지만 하이닉스도 법정관리 등 최악의 상태를 면하기 위해선 채권단과 합일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채권단은 지난 3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해외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상태에서 하이닉스를 경쟁력 유무에 따라 굿(Good)컴퍼니, 배드(Bad)컴퍼니, 기타 부문 등으로 분할하는 구조조정안을 마련해 조속히 추진키로 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하이닉스 이사회, 수용 가능성=하이닉스 이사회는 빠르면 이번주 초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인 분할안 승인요청이 오는대로 전체 회의를 소집, 정밀검토 작업을 마친 후 수용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채권단의 지원이나 협조없이는 회사정상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일정부분 채권단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도 5일 “분할안이 회사측이 마련한 독자생존안 틀과 크게 다르지 않고 회사정상화에 바람직할 수 있다면 이사회가 이를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사회도 더 이상의 파행을 원치않는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측의 이같은 기류에 따라 채권단이 하이닉스를 법정관리에 넘기는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하이닉스 처리를 둘러싼 혼란상태도 수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채권단이 구상중인 사업분할안 내용이 아직 분명치 않은 데다 채권단은 분할후매각을 추진할 계획인 반면, 하이닉스 이사회는 분할 후 독자생존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갈등소지는 아직 남아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이닉스 부문별 매각, 8월 본격화=채권단은 조만간 외부자문기관을 선정, 약 1개월에 걸쳐 하이닉스를 실사해 사업부문별 경쟁력과사업성을 따져 사업분할안을 최종 확정지을 계획이다.

채권단은 이천본사 5개라인, 청주사업장 5개라인, 구미사업장 2개라인 등 총 12개 공장으로 구성된 하이닉스를 경쟁력 있는 부문은 살리고 사업성 없는 부문은 매각이나 청산을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채권단은 오는 6월 출자전환을 통해 이사회를 교체, 하이닉스 장악력을 갖춰서라도 이 입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 부문별 매각작업은 오는 8월께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유무에 따라 사업을 구분할 경우 메모리부문이 우량사업(굿컴퍼니), 비메모리 부문이 비우량사업(배드컴퍼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매각대금이 들어오지 않아 사실상 매각작업이 무산된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부문은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닉스가 최근 채권단에 제출한 독자생존 방안에서 내년까지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 매각 또는 외자유치하는 계획은 채권단이 마련중인 구조조정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채권단은 사업분할안 선정과정에서 하이닉스측과 협의를 거쳐 회사측의 입장도 일정부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 hsyang@fnnews.com 양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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