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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서울 국제금융포럼]아시아 금융중심지의 조건(한국)


한국이 아시아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을 육성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의 민간과 정부가 합동이 된 태스크 포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태스크 포스가 수행할 일은 ▲주식과 채권시장에서의 투자 장벽 철폐 ▲주요 시장 참가자들에 대한 성과급제 도입 ▲첨단 금융기법 도입 등이다.

한국이 금융중심지로 떠오르는 기회는 앞으로 길어봐야 2∼3년일 것이다.

한국은 또한 현재 국제금융 시스템 속에서 어떤 형태의 금융중심지가 될 것인지도 선택해야 한다.

지난 90년대까지 각 지역에 국한되던 역내시장(local markets)은 오는 2020년까지 세계시장으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 국제적인 기준이 마련되고 있으며 인구이동은 이 시장의 덩치를 키우는 부수 효과를 내고 있다.

지난 80년 4680억달러에 불과했던 국제 자산 이동은 2000년에는 3조6210억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세계의 금융자산 총액은 10조7000억달러에서 79조3000억달러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식은 2조7820억달러에서 22조달러로, 국채도 2140억달러에서 27조2200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외환시장에서 정부부문의 비중이 격감하고 있는 것도 주요한 변화다. 지난 83년 미국과 영국·독일·스위스 등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화 지불준비금은 139억달러였고 뉴욕과 런던, 도쿄의 일평균 외환 거래량은 39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98년에는 이 관계가 375억달러와 1124억달러로 완전히 역전됐다.

현재 유럽에서는 금융중심지를 프랑크푸르트로 단일화하는 움직임이 있으며 북미에서는 나스닥과 미국 증권거래소(AMEX)의 통합 논의가 진행중이다.

아시아에서는 4대 주요 투자은행이 역내 본부의 이전을 검토중이다. 또한 북미지역 15개 소매금융기관이 아시아 지역내에서의 영업개시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외국인들이 최소한 45개의 조인트 벤처와 기업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97년 이후 금융시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당시에는 태국과 비슷한 미개발 수준이었으나 99년 일본을 추월한 후 2001년에는 스칸디나비아 제국과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경제규모를 감안했을 때는 한국의 금융시장은 여전히 미개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시장 규모는 영국의 경우 245%, 미국 138%, 프랑스 106%, 일본 65% 등이나 한국은 42%에 불과하다.

기준국가의 평균비율이 120%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의 금융시장은 발전도가 매우 떨어지는 것이다.

한국은 우선 국채시장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 현재 한국 국채 시장에는 국채의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고 지표가 되는 수익률도 찾기 어렵다.


국채시장이 개척되면 제대로 된 회사채 시장의 골격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정부로서는 국가부채에 대한 이자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데 유용한 수단을 확보한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