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3회 서울 국제금융포럼]한국의 밝은 미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2.05.07 07:51

수정 2014.11.07 11:47


“한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계속해야 합니다.”

딜로이트 컨설팅 제임스 루니 부회장은 한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매각이 무산된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서는 “결혼식날 신랑(마이크론)의 뺨을 때린 신부”에 비유했으며 “마이크론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국의 밝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제임스 루니는 한국경제가 지난 88∼97년 이뤄진 과도한 투자, 지나친 임금상승 등으로 균형감각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향후 초래할 사회적 불균형을 제대로 전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임스 루니는 현재 한국이 전국가적으로 진행중인 구조조정에서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경제활동의 핵심요소인 자본을 거머쥔 금융부문의 개혁이 성공할 경우 자연스럽게 기업과 개인의 구조조정도 뒤따른다는 얘기다. 그는 “금융부문 구조조정은 지난 80년대 인수합병으로 인한 금융빅뱅을 거친 후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영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한국도 인수합병을 통해 금융부문이 우선 규모의 경제를 일구게 하고,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루니는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해당 기업별 상황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눠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 자금 지원 등이 필요한 ‘응급상태’, 추가 지원이 필요없는 ‘치료단계’, 제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요양단계’, 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의식전환이 요구되는 ‘재활단계’로 구분해 적절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제임스 루니는 “오는 2010년 한국은 1인당 소득 2만달러(현재의 영국·프랑스 수준), 세계 10위 경제국, 세계 무역 중심국, 주요 투자국으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더욱 바짝 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밝은 미래가 한국전쟁 이후 고성장기(60∼7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그는 “커다란 구조적 변혁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의식을 갖춘 세대가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이들의 사회활동이 정점에 달할 10∼20년 후면 한국은 현재의 미국과 같은 연령분포를 보일 것이며, 현재보다 한단계 도약한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일본-한국-중국-유럽’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경제권의 한가운데에 한국이 위치,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한국이 아시아시장에 진출하려는 글로벌 기업의 테스트마켓으로 성장할 소지도 다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세계 최고수준의 인터넷 사용기반 및 사용인구, 젊고 열정적인 구성원 등도 한국의 성장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제임스 루니는 연설을 마치며 “한국은 내재한 다양한 장점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국가이미지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이를 개선키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루니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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