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중국속 한국中企 현장을 가다] 조아스전자 선전공장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2.05.12 07:53

수정 2014.11.07 11:45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대형 해외거래선들을 잃을 뻔 했던 한 중소기업이 치밀한 중국사업 전략으로 중국 진출에 성공,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면도기 등 소형 가전제품 전문업체인 조아스전자는 지난 99년 이후 생산원가가 올라간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해외 거래선의 제품단가 이하 압력까지 거세지면서 사업에 큰 애로를 겪었다.

급기야 제품의 국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자 바이어들이 다른 나라로 구매선을 옮기겠다는 식으로 나왔다. 이 회사 오태준 사장은 지난해 말 ‘중국 진출’을 전화위복의 카드로 뽑았다.

저렴한 생산원가와 원활한 부품공급, 높은 투자효율성과 명확한 시장타깃 선정…. 오사장은 이같은 전략목표에 따라 공장운영지역 물색에 들어갔고, 수십개 후보지 가운데 선전경제특구를 최적합지로 선정했다.

이 공장의 생산원가는 국내의 5분의 1 수준. 국내보다 5배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설비 등 고정자산은 최대한 줄이고, 핵심부품을 제외한 부품들은 모두 아웃소싱으로 처리했다. 실제로 공장설립에 투입된 자금은 20만달러(약 2억5000만원) 정도였다.

오사장이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들이 모여있는 선전을 공장설립지로 선택한 것을 좋은 부품을 구해 품질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중국산 부품은 당초 우려와 달리 품질이 기대 이상이었다.

품질 수준을 확인한 바이어들의 주문이 쏟아졌다. 공장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지난 1월 30명 수준이었던 종업원 수도 크게 늘어 3개월만에 250명이 됐다. 올해 수출 목표도 당초 계획했던 1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면도기를 기준으로 월 20만개. 올해 초 유럽의 한 바이어로부터 100만개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방식 면도기·이발기 주문을 받았으나 60만개만 수용했다. OEM에 매달리다 보면 자체 브랜드의 역량을 키울 수가 없다는 오사장의 고집 때문이었다. 오사장은 “브랜드파워가 약해 당장은 OEM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지만 반드시 ‘조아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그 때를 대비해 OEM 물량을 차츰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가 중국 내수시장에 내놓고 있는 제품은 모두 핵심 부품을 한국에서 조립, ‘조아스’ 브랜드를 붙인 제품들이다. 가격도 세계적인 업체인 브라운·필립스가 중국시장에서 책정한 가격에 뒤지지 않는다.
판매는 월 2만대 정도.

오사장은 “지난 몇개월 동안 중국에만 매달렸더니 국내시장에서 제품이 달려 직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홈페이지(www.joas-elec.com)를 통해 고객 할인행사를 펼쳐나가는등 국내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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