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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움직이는 사람들] <2>송시권 대림산업 전무


‘항상 멋쟁이인 사람’

일본의 ‘호리바 마사오’가 쓴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이란 책에 나오는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대림산업 건축영업본부 송시권 전무(54)를 만났을 때 깔끔하고 건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호리바 마사오가 ‘내용으로 승부하기 전에 겉모양으로도 승부하라’고 했던 것처럼 그는 말쑥했다.

송전무는 건설업계 현실을 꿰뚫고 있었다. “올초 집값이 급등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주택공급이 99년 23만가구, 2000년 37만가구에 그쳐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50만가구 건설이 예상되지만 100만가구가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그는 인력난을 꼽았다. 외환위기 때 현장을 빠져나간 기능공들이 많아 최근들어 현장마다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 아파트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2000·2001년 2년 연속 1위에 오른 ‘e-편한세상’ 탄생의 선두에 섰던 그는 “대림산업이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 기획사를 참여시킨 것은 64년 큰 숲(大林) 역사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고 회고했다. 지난 99년 2월 e-편한세상이 대림의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로 결정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했다. 왠지 어울리지 않는 생소함 때문에 처음엔 반대하는 의견이 비등해 사실 마음 고생도 심했다고 했다. 이때 송전무의 빠른 결단과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 그가 총때를 매고 브랜드를 결정한 것이다.

그는 “인터넷과 이메일·사이버를 의미하는 ‘e’와 어릴적 편안함을 주던 토담집의 이미지가 결합된 브랜드”라는 확신이 그의 결정을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모던하면서도 편하고 첨단을 추구하면서 환경친화적인 미래주택 이미지와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은 그를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고 대외활동에 능하고 정치력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는 그가 ‘e-편한세상’ 브랜드 탄생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등 사업수완을 지녔다는 점과 두주불사형으로 소주 10병을 마시는 강건한 체력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림이 자체사업으로 추진하는 토지매입 단계에는 항상 그가 뛰어들어 뛰어난 화술과 설득력을 무기로 일을 성사시킨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서울산인 송전무는 대입검정고시를 통해 지난 75년 한양대 건축공학과에 진학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한양대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입사한 대림에서 한 번도 회사를 옮긴 적이 없다. 대림에 남다른 생각이 있을 것 같아 회사자랑을 부탁했다. 그는 “자랑하지 않는 걸 자랑으로 여기는 회사”라고 짧게 설명했지만 “부채비율과 경영실적에서 업계 선두를 자부한다”며 자랑을 늘어놨다.

대림은 올해 1·4분기 매물 5651억원, 경상이익 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9.3%와 20.4%가 증가했다. 부채는 지난해말 현재 5000억원대로 부채비율이 100%를 밑도는 대형건설업체 가운데 하나다.

그는 현장소장 출신 가운데 승진한 몇 안되는 임원중 한 사람이다.
성신여대·부산대림빌딩·부산에이스아파트·중앙유통단지 현장소장을 거쳐 지난 96년 이사로 승진했다. 20년간 현장을 지휘하면서 그는 부실공사 추방을 제1 화두로 내세울 만큼 성실시공에 주안점을 맞췄다고 한다. 20년간 현장에서 최고 1000여명 이상을 지휘한 바탕에는 카리스마와 추진력이 함께 했다는 인상을 줬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