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사설] 2개월 연속 무역적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3.03 09:11

수정 2014.11.07 18:47


1월에 이어 2월에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라크 전쟁위기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잠정집계한 2월중 수출입 실적에 의하면 수출은 135억500만달러, 수입은 138억2200만달러로 무역수지가 3억17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은 국제유가의 급등이다. 두바이유 기준 원유의 월평균 도입단가가 지난해 2월 배럴당 19.6달러에서 지난달엔 31.07달러로 무려 11.4달러나 올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달 원유,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 등 3대 에너지원 수입금액이 9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무역수지 적자액의 3배에 육박했던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주력품목의 수출실적이 저조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D램 가격의 급락으로 반도체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정보기술(IT) 경기의 부진으로 컴퓨터 수출실적도 저조하다.

여기에다 삼성, 삼보 등 국내 컴퓨터 관련업체들이 생산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수출도 우려되는 것이 많다. 국내시장에서의 기업환경 악화와 원가상승 등이 산업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것이 결국은 무역수지 적자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한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일본이 한국의 농축산, 섬유류 등 121개 수출품목에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대일무역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점점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차제에 우리나라 산업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근본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라크 문제가 단기전으로 끝나도 세계경제 회복은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우리경제와 수출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소규모 개방국가의 무역수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외환위기를 겪어본 우리로서는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무역수지 균형은 결국은 국가경제의 경쟁력에 의존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수출의 주역인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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