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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시장 ‘China Dream’-삼성] 반도체·가전 中 최고브랜드


【쑤저우=김승중기자】중국 장쑤성 쑤저우는 90년대 초만 해도 항저우와 함께 ‘미인과 그림같은 정원이 많은’ 옛날 도시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난 94년 싱가포르와 합작으로 이곳을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때 ‘외자기업 1호’로 이곳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 것이 삼성전자다.

지난 99년부터 누적 흑자를 내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2000년 공장 설비를 확대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선진국 업체들과의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10월 쑤저우에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가전 등 복합전자단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눈치보지 않고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각오다. 중국을 ‘미지의 가능성’으로만 인식하기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쑤저우시 중앙공원에는 외국기업 해당 국가의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는데 태극기가 싱가포르기 다음으로 걸리는 것도 삼성전자 덕분이다.

◇왜 쑤저우를 선택했나=이형도 삼성중국본사 사장은 최근 “중국은 향후 삼성의 DS(Divice Solution)총괄의 성장기반이 될 것”이라며 “연구개발, 생산 및 판매를 복합적으로 겨냥한 투자만이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쑤저우에 복합전자단지를 만든 것이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휴대폰 대량생산을 위한 D램 등 반도체와 LCD 모듈 공장건설은 가전부문과 맞물려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형옥 삼성전자 쑤저우 법인장(반도체(SESS)부문·상무) “기술 숙련도가 높고 근로 의욕이 왕성한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초정밀 금형업체 등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가진 관련 업체들이 모여 들어 시너지효과도 일으킨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 반도체시장의 급격한 성장이다. 2001년 14억4000만달러에 달했던 중국 내 반도체 수요가 2002년에는 20억달러, 2004년에는 41억달러 등 연평균 40%가 넘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세계 반도체 평균 수요증가율 29%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다.

자칫 투자시기를 잃고 머뭇거리다가는 발만 동동 구르는 사태를 맞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볼 수 있다. 다소간의 위험성은 있지만 중국을 삼성전자의 주요 생산기지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이 급속히 전세계 전자제품의 생산기지화하고 있는 현실도 감안됐다. 중국은 이미 양질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PC 등 첨단제조업의 생산공장으로 급속히 변모해 가고 있다.

장법인장은 “DS총괄의 중국사업 확대는 반도체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D-LCD) 사업의 제2기 도약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엔드(고급소비층)를 잡아라=삼성전자의 ‘하이엔드’ 마케팅 전략은 중국에 안정적으로 착근했다.

‘가장 얇은 노트북’이라는 특징을 앞세워 지난 2001년 중국에 진출한 삼성 NC노트북은 중국 상륙 5개월만에 이 분야 시장 점유율 20%에 달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돈있는 지식인의 표상’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이 중국에서 파는 노트북은 유럽 전역에서 파는 물량보다 많다.

특히 애니콜 브랜드는 ‘중국 최고의 휴대폰’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휴대폰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컬러모니터, 디지털 냉장고, 지펠 등 고가 디지털제품과 생활가전 TFT-LCD, 반도체 등의 판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01년 37억달러였던 중국법인의 매출규모가 지난해 30%이상 증가해 5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리고 올해 매출규모를 6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런 결과는 삼성이 추구하는 하이엔드 마케팅에서 나왔다.

삼성은 중국 전지역에서 전제품이 모두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하이엔드, 하이테크 제품 ▲한정된 대도시 ▲고급유통망을 통해 중국내 상위계층 및 젊은 세대를 주고객으로 타깃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젊은층과 신 고소득층이 장년층보다는 특정 브랜드에 편견이 없으며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디지털 제품에 대한 적응도와 반응이 매우 뛰어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격정책도 중국시장에서 디지털 선두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장기 전략에 따라 시장 평균가보다 2배이상 비싸게 팔고 있다.


광고 및 판촉투자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중하고 있다.

한창호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총경리(마케팅부장)는 “삼성전자는 중국업체와 물량과 가격전쟁을 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시장’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발전을 꾀한다는게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부장은 “반도체는 ‘팔리는 속도대로 생산하자’는 것이고, 가전은 ‘고품질’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 sej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