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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 투자가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떨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 2월에 646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이는 월간 기준 순매도가 1조원을 넘었던 지난해 3,4,8월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그러나 시가총액 기준 36.3%, 금액으로 88조원에 이르고 있는 외국인 투자비중에 비춰볼 때 별로 걱정할 만한 규모는 아니다.

물론 외국인들의 이러한 순매도는 시세차익을 노려 그동안 값이 오른 종목을 팔고 있는데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실제 외국인들은 오른 종목은 팔고 내린 종목을 매수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최근의 순매도 움직임이 ‘셀 코리아’의 전초를 뜻하기보다는 종목 교체로 보아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달 전에 8000만달러에 달했던 대한 투자규모를 최근에는 2000만달러로 줄인데 이어 앞으로는 이를 최소 규모인 500만달러까지 줄일 것이라는 미국 대형 상업은행인 뱅크원의 계획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외국인 순매도를 ‘셀 코리아’ 또는 종목교체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성급하게 단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기본적으로 이라크 사태와 북한핵 문제의 장기화를 가장 큰 부정적 요소로 본다. 그러나 이 두 문제는 비단 한국 경제에 국한된 사안이 아닌, 세계적인 악재이기 때문에 한국주식의 순매도 이유로는 설득력이 낮다. 그보다는 오히려 최근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한국경제의 기초여건 악화를 더 큰 요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내수 부진 속에 무역수지가 두달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수출의 경기 견인역할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이런 가운데 갓 출범한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감, 재벌 수사로 파급된 한국기업에 대한 불신감 역시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국내증시 투자비중이 36.3%에 달하는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는 ‘셀 코리아’가 유발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현재의 순매도 추세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외국투자들을 순매수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