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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경제 비상시국’ 인식 가져야


노무현 정부의 첫 경제장관 회의가 지난 3일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단기적인 부양책을 쓰지 않는 대신 올해 재정 지출의 51.6%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고 법인세 인하와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며 가계 부실을 예방하기 위해 가계대출은 계속 억제키로 합의했다.

이러한 대책은 이미 지난 정부에서 결정했던 정책이어서 새 정부에서 이를 계속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일 뿐 새로운 것은 없다. 또 장기적으로 투기와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우려, 인위적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는 것도 전 정부의 방침과 하나도 틀릴 것이 없다. 경제정책은 물 흐르듯 해야 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새 경제팀의 경제난 타개책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한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금의 경제상황을 비상시국이란 인식을 갖고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 한국 경제는 각종 내외 여건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활동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고 고유가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설비투자 부진과 수출위축, 두달째 계속되는 무역적자, 유가 상승으로 인한 고물가 등으로 올해 한국경제는 5%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의 시각이 북한의 핵문제라든지 미국·이라크전쟁 등 외부 악재보다 이처럼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국내의 각종 경제지표 등 펀더멘털을 더 위험하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야당인 한나라당이 여당에 비상 경제대책 기구설치를 제의, 여·야·정이 함께 운영하자고 한 것은 의의가 있다고 본다. 다행히 여당도 긍정검토를 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차제에 여야 정당은 물론 민간기업을 포함한 비상기구를 설치, 국민들은 물론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대책들을 조속히 마련, 추진할 것을 당부한다. 재계의 불안감을 해소키 위해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는 새 경제팀과 재계의 회동도 그런대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으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의 실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