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남북 北京접촉’ 논란 확산


나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와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접촉한 북측 인사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당시 주영대사였던 나보좌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사실상 내정된 상태였던 데다 당시 노당선자가 소위 ‘북한판 마셜플랜’을 내세워 북한의 핵포기 대가로 대대적인 대북 지원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남북 채널간의 모종의 논의가 있었는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나보좌관은 5일 북측 인사와의 접촉사실은 확인하면서도 접촉대상이 누구이며, 논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국익 등을 내세워 일절 함구했다. 나보좌관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을 이면 주선했다거나, 한·미정상회담 전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것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일각의 추측을 부인했다.

그는 또 “보도된 내용 중에서 북측인사 접촉은 사실이지만 접촉대상, 내용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언론정정보도를 신청했다고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남북관계의 투명성을 고려해 밝힐 것은 밝히라”고 지시했으나 나보좌관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청와대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새 정부에서 안보관계 보좌관이란 중책이 사실상 내정된 상황에서 베이징을 방문한 것이나, 또 거기서 북측 인사를 만났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나보좌관이 베이징 접촉에 앞서 주영대사 신분으로 급거 입국, 지난달 10일 노당선자와 최성홍 외교부 장관, 윤영관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잇따라 만난데 이어 17일에 노당선자를 다시 만났던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한나라당은 ‘돈을 주고 정상회담을 하는 제2의 뒷거래 회담’이라고 비난하는 등 논란을 벌였다.

민주당 조순승 북핵특위위원장은 “북핵문제로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물밑접촉을 통해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영달 국회 국방위원장도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며 “북측과의 접촉에서 무슨 내용을 논의했건 현 정부에서 북한과 대화채널을 다각도로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노대통령 취임 전부터 북측과 본격적인 접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며 “노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정일이 서울을 방문해 대대적 대북지원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는 보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번처럼 돈을 주고 정상회담을 하는 제2의 뒷거래 회담이 돼서는 안된다”며 “지원을 하려면 국민적 동의를 얻어 떳떳하고 사후검증이 가능한 방법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 박치형 조한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