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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승인 없어도 개전”…내주말 시작될듯


걸프 지역에 드리운 전쟁의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르면 오는 14일 대(對)이라크 공격에 돌입할 것이라고 ABC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국방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라크전이 임박했다”면서 “이라크 북부지역 침공에 필요한 미군 주둔을 터키가 허용하든지 않든지간에 관계없이 오는 14∼15일께 전쟁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달 중순께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이 4일 전했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시 지난 91년 걸프전 때처럼 이라크가 보복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고려해 미국은 이스라엘측에 개전 시점을 사전 통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유엔의 승인 없이도 이라크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하는 등 강경발언의 수위가 부쩍 높아진 점도 예의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CNN 방송은 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 “백악관이 후세인에 대한 최후통첩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유엔 안보리에서 2차 결의안 통과가 불투명할 경우, 표결을 포기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이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결의안 통과가 어렵더라도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몇 시간 뒤 “결의안 표결이 바람직하지만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는 부시 대통령의 언급을 전하면서 표결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군의 병력 배치 움직임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병력증강 작업의 일환으로 미군 6만명의 추가 배치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및 호주 등 연합군은 총 병력 31만명을 갖추게 돼 사실상 개전 준비를 마쳤다. 미국은 현재 쿠웨이트에 11만5000명을 비롯해 지중해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지역에 22만5000명을 배치해 놓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전쟁 시나리오도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둔군의 대부분이 배치돼 있는 이라크 남부에서 지상공격과 함께 북부 터키에서도 지상 공세를 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미국은 터키가 끝내 미군 주둔 및 통과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당초 계획을 수정한 ‘플랜 B’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은 탱크와 헬리콥터 지원을 받지않는 보병부대를 쿠르드족 지역으로 투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의 불법 미사일 파기가 “긍정적인 사태 진전”이라고 평가한 뒤 “최종 결정권은 유엔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은 평화적 해결 수단이 모두 동원된 뒤에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