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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화제-도둑맞은 아이디어] 히트상품의 비하인드 스토리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3.06 09:12

수정 2014.11.07 18:43


■도둑맞은 아이디어(안드레아 페링거 외 지음/시공사)

‘정의의 사도’ 슈퍼맨의 몸값은 텍사스 유전보다도 더 솟구쳐 탄생 3년만에 디텍티브 코믹스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그런데 정작 최초의 슈퍼맨 이야기를 만든 원작자 제리 시걸과 조 슈스터는 500만달러도 아닌, 고작 500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또 ‘반지의 제왕’의 작가 J R R 톨킨은 소득세 때문에 지난 68년 영화사에 영화 판권을 팔아치웠다. 1만 파운드의 세금이 적은 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순간의 판단 실수로 인해 그의 후손들조차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기 위해서는 표를 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0세기가 낳은 매혹적인 아이디어의 산물 뒤에는 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고도 전혀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많다. ‘도둑맞은 아이디어’(김지선 옮김)은 세계적인 히트 상품을 발명했거나 성공의 기회를 포착했지만 계약사항을 꼼꼼히 챙기지 않아서, 혹은 한순간의 판단착오로 성공을 놓쳐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저자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성공이란 좋은 아이디어와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며 행운과 통찰력, 그리고 타이밍을 맞춰내는 능력까지 갖춰야만 눈앞에 있는 부와 명예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골방에 틀어박힌 채 비밀의 제조법으로 코카콜라를 만들어낸 좀 펨버튼은 당장의 재정난으로 인해 자신이 가진 코카콜라 회사의 지분을 헐값에 넘겨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전세계 27개국 언어로 번역돼 팬터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게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이끌어낸 주인공인 조르제. 그러나 그는 ‘자기 마누라가 곧 작가로 이름을 날리겠다’는 점쟁이 뺨치는 예언을 하고서도 그녀의 사랑을 무참히 저버린 탓에 닭좇던 개 지붕쳐다보는 신세가 되었다.

온갖 종류의 상품에 부착되고 있는 바코드를 발명한 노먼 우들랜드는 ‘때’를 못만난 경우다.
그의 발명품은 레이저 스캐너가 등장하기 전에 나오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됨으로써 돈벼락의 행운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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