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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경화홍기업관리유한공사 이운학 사장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3.06 09:12

수정 2014.11.07 18:42


“돈을 중국사람과 함께 벌거나 중국사람을 통해서 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무려 5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식 고급 콘도미니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북경화홍기업관리 유한공사 이운학(42)사장은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수많은 실패사례를 듣고도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또다시 실패의 쓴맛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사장이 진행중인 고급 콘도미니엄은 베이징 조양구의 고급빌라 밀집지역 1만6000평에 85실 규모로 들어선다. 1년간 최고급 빌라형 호텔로 운영한 후 내년 하반기에 1실 1구좌 또는 2구좌 정도로 한정해 중국내 신흥 부유층과 중국 고급관리, 외국계 기업 등에 분양, 1구좌당 월 1500달러 정도의 이용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 곳은 당초 대만기업이 고급빌라 형태의 건물을 지어놓고 분양이 여의치 않자 이사장에게 분양 및 운영, 관리를 맡겼다. 대만기업이 자신들의 부동산을 이사장에게 개발을 맡길 정도로 현재 중국내에선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런 이사장도 처음에는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지난 97년에 중국으로 건너온 이사장은 중국내 사업이 망해 차비가 없어 버스를 타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이사장은 “중국에 100명이 진출한다면 그중 80명은 사업이 망해 한국으로 돌아갔고 15명은 현상유지 정도, 고작 5명만이 사업에 성공할 정도로 중국이란 나라는 만만치 않은 곳”이라고 말한다.

고려대를 졸업해 코오롱 국제상업정보연구소와 월드건설 해외사업팀을 거친 이사장은 한국 건설업체가 중국에서 실패한 이유를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한다. 특히 단순 시공분야는 중국 건설업체들의 기술력이 한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고 가격 경쟁력은 크게 앞선다.


이사장은 “화교자본이 들어와 건물을 지었던 1기와 미국·유럽 등의 업체가 부동산 운영에 대한 사업을 했던 2기가 지나 현재는 콘도미니엄을 비롯한 골프장, 별장 등 레저산업이 활기를 띄는 3기에 접어들었다”며 “한국 건설업체는 이제 레저산업과 관련된 부동산 개발사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북경은 출퇴근 시간에 교통정체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고 있고 주5일 근무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레저산업이 발전할 여지가 충분한 시장이다.
이사장은 “한국은 외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국제화를 실천했지만 중국은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국제화를 실천하고 있다”며 “중국내 사업은 중국기업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화교자본과 외국기업이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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