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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철의 ‘필드메일’] 당당한 직업 캐디 ‘이름 찾기’


필드에서 골퍼들은 대부분 그들을 ‘언니’라고 부른다.

다름 아닌 캐디들을 흔히 일컫는 호칭이다. 뭔지 모르지만 어색하고 부적절한 표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당자자인 캐디들도 이제 상용화되다시피한 이 호칭에 익숙해져 있고 고객들의 언행이니 따질 재간도 없어 무감각해져 있다.

캐디의 호칭 변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골프장의 캐디에 대한 호칭 포장술도 갈수록 경이롭다. 90년대 중반들어 국내에 처음으로 캐디를 ‘경기 도우미’라고 표현한 골프장이 생기면서 현재 많은 골프장에서 ‘도우미’로 통한다. 또 상당수 골프장은 ‘경기 보조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최근 신설골프장들은 한술 더 뜨고 나섰다. 올해 개장 예정인 ㄹ골프장은 지난해 캐디구인 광고를 내면서 캐디란 말은 아예 빼고 ‘필드의 스튜어디스’ 모집이라고 해 관심을 끌었다.

또 ㅋ신설골프장은 최근 캐디모집 광고를 내면서 이번에는 ‘필드 매니저’ 모집으로 그럴 듯하게 포장했다. 다음에는 ‘필드의 마술사’ 등의 호칭이 등장할지 모를 일이다. 모두가 캐디들에게 자긍심을 높여주는 등의 긍정적 측면으로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이같은 변형 호칭은 골프의 국제적인 스포츠 개념에도 맞지 않고 오히려 전문직업인을 격하하는 어설픈 미화에 불과하다.

캐디는 고유의 호칭인 캐디가 제격이다. 캐디 호칭의 변화를 시도하는 단순 발상적인 생각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방법이 잘못됐다. 호칭의 포장이 아닌 역할과 그에 걸맞는 대우의 변화가 중요하다.


‘작은 우두머리’라는 뜻의 프랑스어 ‘카데(cadet)’의 스코틀랜드식 철자법 발음에서 출발했다는 ‘캐디’라는 호칭은 골프규칙 용어에 엄연히 자리잡고 있다. 골프규칙에서 ‘캐디’란 플레이하는동안 플레이어의 클럽을 운반 또는 취급하거나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를 원조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문직업인인 아름다운 이름 ‘캐디’가 당당한 제모습으로 돌아오는 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