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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IT허브 지역 선택 신중해야


다가오는 동북아협력시대에 우리나라가 중심역할을 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신정부가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을 국정과제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 동북아 중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정학적인 여건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인천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이 동북아허브공항, 항만으로서의 역할도 어느 정도 하고 있어 동북아 물류허브로서의 성공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동북아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물류만이 아니라 금융과 정보기술(IT)의 허브도 돼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동북아 국제금융 중추를 위해 금융센터준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다.

IT허브가 되기 위한 전략과 방안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IT허브와 관련해서는 정책적 혼선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잘못하면 국가자원의 낭비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혼란의 출발은 참여정부 출범 직전인 올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인천송도IT밸리’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부터다. 30년 과학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대덕단지가 위기를 느끼고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대덕단지는 총면적 840만평 규모에 1만6000여명의 연구인력과 900여개의 벤처기업이 모여 있는 우리나라 최대 연구 집적단지다. 이런 지역을 애써 외면하고 송도에 IT밸리를 육성하면 중복투자 등으로 국가자원만 낭비할 것이라는 것이 대덕단지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덕단지는 지난 30년간 30조원을 투자해 조성한 과학기술 연구단지로서 세계적인 수준의 두뇌와 기술이 집적돼 있다. 21세기 지식기반 산업을 영위할 수 있는 대표적 지역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IT허브를 추진한다면 마땅히 이 지역이 선택대상의 제1순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과학기술 연구기반의 공든 탑을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도 말이다.

한편, 송도는 인천국제공항에 인접해 있고 서울에 가깝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는 아무 기반이 없는 지역이다. 중국이 2006년이면 한국의 IT기술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 기반이 없는 송도를 IT센터로 육성하려는 것은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따라서 IT허브 지역 선택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