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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통주는 건보정책


보건복지부의 졸속 행정으로 관절염 환자들이 위장질환까지 앓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6월말까지 관절염약 복용 환자들은 약물에 들어 있는 소염진통제로 인한 위궤양 등 부작용과 위장질환 예방목적의 제산제와 소화제 등에 대해 보험적용을 받아왔다.

복지부는 그러나 지난해 7월1일부터 관절염약에 넣는 위장질환 예방용 약물을 급여대상에서 삭제토록 하고 저렴한 약제를 처방토록 했다. 이후 이 법안은 전문의들의 반대에 밀려 지난해 8월 무산됐지만 여전히 환자들은 위장질환 예방목적의 약물에 대해 건강보험수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 관절염 전문병원이 50세 이상 관절염약 복용환자 224명을 대상으로 예방목적 제산제 등의 처방에 대한 필요성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소염진통제와 관절염치료제를 동시에 처방받았을 때 34명에 불과했던 위궤양 환자가 제산제 우선처방을 하지 않은 경우 약 3.5배 증가한 118명으로 급증했다.

복지부는 위장질환 예방약물을 보험적용에서 제외한 이유로 보험재정을 들었지만 기존 처방과 복지부 권장 처방을 보면 이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복지부 권장 처방을 따르다 보면 기존 처방에 비해 오히려 비용이 증가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사용을 제한한 궤양 예방약가는 하루분이 800원인데 비해 건강보험공단이 처방토록 한 제산제는 하루 900원 정도로 기존 처방이 100원 싸다.

또 복지부가 예방 목적의 우선처방을 금지한 관절염치료제중 하나인 COX-2 억제제 ‘셀레브렉스’는 일반 제산제와 일반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는 것보다 약효나 비용면에서 우수하다.


실정이 이런데도 복지부는 국내 의료보험은 다수의 ‘없는 사람’에게 해택이 돌아가도록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관절염 환자들은 자신들이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기존의 처방을 그대로 이어가고 위장병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복지부는 하루 빨리 건강보험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환자들에게 고통을 덜어 줄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