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우리금융, 뉴욕상장전 블록세일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06 09:29

수정 2014.11.07 17:46


우리금융지주가 해외증시 상장에 앞서 경제단체가 주도하는 모 컨소시엄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주식을 분할매각(블록세일)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블록세일 규모는 전체 지분의 30%인 2억3000만주로 예상된다.

한편 해외증시 상장시기는 당초 올 6월말에서 다소 연기돼 하반기중 상장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은 6일 “해외증시 상장을 위해 3년간 재무제표를 미국회계기준(US GAAP)에 맞추는 등 상장준비는 사실상 완료된 상태”라며 “다만 북핵 등 주변상황이 좋지않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회장은 “우리금융 주가가 액면가에도 못미치는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해외증시 상장을 추진할 경우 헐값매각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해 상반기중 해외증시 상장이 사실상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이덕훈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지주의 해외증시 상장전에 국내외 투자자에게 블록세일(분할 후 일괄매각)형태로 최대 30%까지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의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행장은 “해외상장에 앞서 블록세일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먼저 지분을 분산시킨 뒤 해외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구체적인 상장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국내 사정을 잘 아는 국내외 투자자에게 미리 지분을 팔아 회사가치를 올린 뒤 상장하는 것이 낫다”며 “단독 대주주에게 한꺼번에 지분을 팔면 경영권 문제가 발생하므로 10개 기관 정도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각 2∼3%씩 지분을 나눠 전체 지분의 30% 정도를 파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모 경제단체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등 블록세일 대상기관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초 전체 지분의 15% 정도를 블록세일을 통해 매각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해외상장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정부지분을 50% 이내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블록세일 규모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금융의 해외상장작업에 정통한 전문가는 “우리금융의 상반기중 해외증시 상장은 이미 물건너 갔고 하반기중 상장신청서를 제출, 이르면 올해말쯤에 상장작업이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해외증시 상장에 앞서 블록세일에 나선 것은 상반기내에 해외증시 상장이 어려워진 만큼 블록세일을 통해서라도 정부의 은행 민영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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