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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00원선 붕괴…향후 전망] “당분간 1200원안팎서 안정”


원·달러 환율이 2개월만에 1190원대로 밀려났다.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속에, 북핵문제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도 원화강세를 이끌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순매수 규모를 늘려간 것도 달러 공급을 늘리며 환율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사스 공포까지 겹쳐 아시아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은 만큼 당분간 조정기간을 거쳐 환율이 1200원대로 복귀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출렁이는 서울 외환시장=외환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5∼18일 원·달러 환율은 10일 연속 하락세(거래일 기준)를 기록하며 54.1원(1258.0원→1203.9원) 떨어졌다. 그러나 북핵리스크가 고조되자 5일 연속 급등세를 보이며 33.9원(1203.9원→1237.8원)이 올랐다. 그러다 또다시 지정학적 위기가 수그러들고, 국제적인 달러 약세 기조까지 겹치며 환율이 7일까지 6일 연속 하락, 1190원대로 내려 앉았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원화값 때문에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도 난감해하고 있고, 딜링룸에서 피말리는 싸움을 하는 딜러들도 당황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가 원인=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원화만 강세가 아니라 일본 엔화, 유로화 등도 모두 달러화에 대해 강세다. 특히 미국의 저금리기조 유지에 따라 고금리 통화인 호주 및 캐나다 달러로 국제투자자들의 자금수요가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럽과는 달리 아시아의 경제사정이 미국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시아통화 강세가 계속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엔화의 경우 최근 강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사실 미국보다 경제사정이나 금리사정이 낫지 않다는 점에서 강세기조가 계속될지 여부는 회의적이다. 원화 역시 한국경제의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과 북핵문제가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에서 계속 강세로 진행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환리스크 관리 나서야=최근 환율이 급락하기는 했지만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현재 우리 경제사정에서는 1200∼1250원 정도가 적정환율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진입했다고 해서 수입기업에 큰 호재가 되거나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환율의 급변동이다. 환투기로 인해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할 경우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이 대응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제수단의 다양화와 위험회피(헤지)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박사는 “환율은 기복이 심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달러를 비롯해 유로화, 엔화 등 결제수단을 다양화하고,선물시장을 이용하는 등 헤징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형 한국은행 외환시장 팀장은 “국내 외환시장 규모가 아직도 작은 데다 최근 은행권의 합병 바람으로 외환시장 참가자가 크게 줄었다”며 “시장규모를 키우고 참가자들이 늘어나면 환율의 급등락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향후 전망=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추가적인 급락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핵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데다 우리 경제상황도 아직 바닥을 지났다고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당분간 1190원대에서 횡보하다 1200원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팀장은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 건 시장에서 결정되는 일이지만 급등락은 시장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해 외환시장 개입을 사실상 시인했다.

하종수 외환은행 시장영업부 차장은 “시장참가자 대부분이 1100원대 환율은 너무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달러 매수주체 부재로 환율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한은이 시장개입을 하고 있고, 약세재료가 사라진다면 1190원대에서 기간조정을 거쳐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