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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5천가구 분양권전매 금지 파장] 단기 투기세력에 철퇴


정부의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로 전국에서 일반분양된 13만5000여가구가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투자목적으로 분양권을 매입한 투기과열지구내 가수요자들의 자금이 상당기간 묶이게 됐다.

이번 조치로 최근 2년동안 부동산시장에 만연하고 있는 투기심리가 상당부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집값 상승의 주범인 서울 강남권 부동산시장 안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9일 정부의 5·8 대책에 대한 서울 주요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내 중개업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은 장기적인 효과가 적다는 반응인 반면 수도권지역은 시장의 급속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에 영향을 받는 투기과열지구내 일반분양아파트 가구수는 총 13만5015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서울지역이 6만7421가구, 경기 고양시 3627가구, 남양주시 1만908가구, 화성시 1만2547가구, 용인시 7513가구, 인천 부평·송도 7794가구, 대전·충청권 2만5205가구 등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구를 비롯한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지역 분양권 물량은 서울시 분양권 전매금지 물량의 26%인 1만7256가구 정도다.

◇서울 강남권 시장반응=이번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가 강남지역의 집값 안정보다는 단기투기세력 약화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파트값 급등의 주범인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분은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워 이번 정부의 조치가 강남권에선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서울4차동시분양에서 선보여 사상최고의 청약률을 기록한 강남 도곡주공1차 아파트는 총 3002가구중 분양권전매 금지를 받는 일반분양은 587가구에 불과하고 2415가구는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운 조합원 물량이다.

또 송파구 잠실저밀도 단지중 가장 규모가 큰 잠실시영단지는 기존 6000여가구가 6864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분양권 전매금지를 받게 되는 일반분양물량은 864가구 정도다. 이들 대부분이 30평형대 이하로 수급불균형에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잠실 진주부동산 최성호 과장은 “강남권은 택지가 부족해 재건축 이외에는 신규 주택공급이 불가능한 실정으로 재건축이 강남권 집값을 좌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분양권 전매금지는 재건축 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해 강남권 집값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있는 중앙공인 김용일 대표도 “정부가 강남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후 오히려 재건축 아파트 매물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규제 일변도의 대책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을 과열시킨 주범인 단기 투기세력을 잡는데는 효과적이라는 게 중개업소의 공통된 전망이다.

그동안 신규분양시장은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 실수요자마저 가수요세력에 편승하는 시장외곡 현상이 만연했다. 투기과열지구에 내려졌던 1년간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는 공증이라는 편법을 동원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미미했다.

이번 정부의 분양권 전매금지는 분양 후 2∼3년간 분양대금을 완납해야 거래가 가능하고 공증이라는 편법을 사용하더라도 거래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커 전매차익을 노린 단기 투기세력을 확실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도곡주공아파트 인근 삼익부동산 관계자는 “엄청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도곡주공1차의 경우 26평형이 최고 4억2000만원에 분양돼 무주택 우선순위는 청약자 대부분이 계약금조차 낼 형편이 안된다”며 “때문에 이번 전매금지 조치는 단기투기세력과 가수요를 잡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송파구 잠실주공3단지 앞 신천역부동산 손중호 사장은 “분양권 전매금지는 아파트 청약자들이 분양금액을 모두 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인기 신규분양 아파트마다 나타났던 ‘묻지마 청약’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반응=투기과열지구내 현지 중개업소들은 이번 정부대책으로 향후 분양시장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수요 감소에 의한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분양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에서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에게는 가수요가 사라져 당첨기회가 높아지는 등 호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가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수도권 주요도시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밥줄이 끊기게 됐다”며 벌써부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분양권전매 금지 조치로 매수세력이 위축돼 거래자체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일야부동산공인 정혜주 실장은 “향후 분양예정인 아파트들이 큰 타격을 볼 것”이라며 “한번 전매가능 분양권값이 상대적으로 호가 강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유권 이전 등기전까지는 되팔 수 없는 조건이어서 수요자들이 분양권 매입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수원선 전철 병점역 개통으로 분양권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 화성 태안지구도 전매제한 조치에 이어 분양권전매가 금지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비투기과열지구인 수원, 오산 등은 가격영향을 받아 가격 급락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화성 태안지구 부동산랜드공인 김종수 사장은 “정부대책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위축될 전망”이라며 “계약금을 치르고 1년이 지난 분양권도 향후 매도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일대는 오는 6월까지 대부분 입주가 완료돼 분양권전매 금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파주신도시 개발로 오히려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화동 한국에이스공인 송미현 실장은 “대화지구의 경우 오는 6월까지 대부분 입주를 마치게 돼 별 영향이 없다”며 “향후 분양예정인 아파트가 정부정책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 전용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