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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보유세 강화로는 투기 못 잡는다


정부가 추진해 온 부동산 보유세의 과표 현실화가 올 하반기부터 실시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따라 종합토지세의 경우는 올 10월 납부분부터, 주택에 부과되는 재산세는 내년 7월 납부분부터 과표가 3%포인트 올라가고 현재 시가의 30% 수준인 과세표준은 해마다 3%포인트씩 올려 5년 뒤에는 시가의 50% 수준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투기대책의 하나로 거론되어 왔으나 이른바 조세저항을 비롯한 현실적인 여러 문제 때문에 ‘검토’단계에 머물렀던 부동산 보유세 강화가 비로소 가시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정부가 보유세 과표를 현실화하여 세금을 무겁게 물리려는 것은 부동산 과다 보유를 막아 부동산 시장의 과열화와 이에 따른 투기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본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부동산 투기나 시장 과열화는 보유세 중과로는 결코 막을 수 없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기는 미등기 전매, 분양권 전매 등의 수법으로 단기차익을 노리는 것이 하나의 유형으로 굳어 있다. 다시 말하면 투기세력들은 보유세를 낼 정도로 장기간 보유하지 않는다. 따라서 부동산 과다 보유를 차단하기 위해 재산세, 종합토지세 과표를 현실화하는 것은 오히려 서민, 중산층에만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현행 부동산 보유세 과표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가령 서울 강남의 5억5000만원짜리 아파트의 재산세는 4만2000원인데 비해 시가 2억8000만원의 수도권 아파트의 재산세는 33만4000원이다. 싼 아파트 소유자가 두배나 비싼 아파트 주인보다 세금은 오히려 아홉배나 더 내야하는 것은 결코 ‘공평 과세’가 아니다.

부동산 보유세 과표를 현실화하려면 바로 이러한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부동산 시장의 과열 방지 대책에서 접근한다면 세정과 세제의 원칙을 훼손시킬 우려가 남는다. 비록 장기적인 검토 과제라고는 하지만 부동산 보유세의 국세화 역시 ‘지역개발 이익은 해당 지자체에 주어야 한다’는 조세 이론에 벗어난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화나 투기는 시급히 근절되어야 할 우리 경제 사회의 암적인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원칙에 손상을 주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과 후유증을 남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