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그룹은 지금 ‘폭풍전야’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12 09:30

수정 2014.11.07 17:42


오는 15일 SK증권의 2002년 실적발표를 앞두고 SK그룹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SK증권의 2002년 누적손실금이 약 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회사에 출자한 SK건설 SK글로벌 SKC 등이 수천억원대의 투자유가증권 감액손실을 보게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룹주변의 촉각을 건드리고 있다.

SK증권은 2002년 3·4분기 현재 자본금 8100억원에 자본총계 1700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된 상태다. SK증권은 이미 지난 수년 전부터 자본잠식이 진행돼 왔으며, 지난해부터 증권업계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달려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2년 경영실적은 더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JP모건과의 주식이면거래에 따른 SK글로벌의 손실 대납금 1000억원을 지난 3·4분기 회계상에 특별손실 처리하면서 손실규모가 불어났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SK증권이 영업용 순자본비율 150%를 달성하지 못하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 조치 이행명령을 받게 되고, 따라서 증자 또는 감자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주주인 SK건설(자본잠식), SK글로벌(워크아웃), SKC의 경영상태로는 증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따라서 재무구조 개선차원의 감자가 결정되면 이들 출자회사의 투자유가증권은 휴지조각에 불과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의 최대주주인 SK건설은 2177억원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SK글로벌과 SKC는 각각 1604억원, 1547억원 어치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해 SK증권측은 “3월말 현재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370%에 달한다”며 “실적악화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을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SK증권이 정부의 경영개선명령 가이드라인을 맞추다 보니 위험도가 큰 상품유가증권 취급을 꺼려 수익구조가 단순화한 데다 적자경영이 수년째 계속된 점 등을 들어 정상화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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