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유사 전방위 마케팅] “친절도 함께 주유해드립니다”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5.15 09:31

수정 2014.11.07 17:40


정유사들이 마케팅 활동에 본격 나서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유가 행진에 정제마진이 증가, 견실한 경영실적을 올리면서 유동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6년만에 TV광고를 재개했고, SK㈜는 그룹 위기 사태 속에서 자사 정유 브랜드인 엔크린 이미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도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 고객과의 만남의 자리를 자주 갖는 등 고감도 마케팅에 나서고 있고, S-OiL은 ‘이익을 소비자들에게 환원한다’는 기치 아래 정유제품 가격을 인하해 주는 할인카드 혜택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이같은 노력은 판매확대를 위한 단발 행사들이 아니라 고객 우선주의에 입각한 장기적 관점의 마케팅이란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K㈜, 업계 부동의 1위 비결은 ‘마케팅’

SK㈜는 연간 500억원가량의 광고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엔크린 관련 TV, 신문 등 매체광고와 OK캐쉬백 광고에 각각 1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SK㈜는 특히 옥외광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광화문을 비롯해 서울 강남지역 주요 상권지역에서는 어김없이 SK㈜ 광고를 볼 수 있을 정도다.

이 회사의 옥외광고 비용 역시 100억원 규모. SK㈜ 관계자는 “그룹 위기와 상관없이 마케팅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라며 “특별히 관련예산을 줄이거나 증액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는 지난 1∼4월 정유업계로는 유일하게 정유제품 TV광고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SK㈜는 당초 계획대로 5월부터는 TV광고(케이블 TV제외)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왕대박 대잔치 등 포인트 및 상품을 지급하는 행사광고를 본격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이는 다소 마케팅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미지 광고보다 고객에게 직접으로 호소할 수 있는 매스(대중)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LG칼텍스정유, ‘고객과 좀더 가까이’

LG칼텍스정유는 지난해 7월말부터 기업 이미지 위주의 광고활동을 전개하면서 동시에 고객과의 만남의 기회를 통한 밀착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LG정유는 지난 1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88마당에서 제10회 ‘LG정유 환경미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미술대회는 단순히 자사 정유제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고객이 될 어린이들에게 LG정유의 친환경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고도화된 마케팅 전략이다.

LG정유는 또 17일과 18일 열리는 ‘덕수궁 가족음악축제’를 후원한다. 덕수궁 중화전 앞 특설무대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서울 팝스오케스트라가 출연해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게 된다. 행사 참여를 원하는 고객들은 LG정유 시그마6사이트(www.sigma6.co.kr)에 접속해 초대권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으면 된다.

어린이 미술대회와 관련 LG정유 관계자는 “정유회사가 결코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니라는 인식을 어린이들에게 심어주고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친환경 이벤트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웰컴, 친절 주유소로 거듭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흑자반전에 성공하면서 약 50억원의 광고예산을 공중파 및 인쇄매체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4억원이라는 거액을 몸값으로 지불하면서까지 톱스타 송혜교씨를 TV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오일뱅크 TV광고의 컨셉트는 ‘고객에게 좀더 가까운 주유소’. 광고의 줄거리는 현대오일뱅크 주유원으로 분한 송혜교가 주유를 마치고 떠나는 고객의 차량에 계속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는 단순한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 1일 첫 방송이 나간 이후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 현대오일뱅크 CF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송혜교의 해맑은 미소와 친절한 모습, 그리고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의 이미지인 파란색과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한결 산뜻하게 만들어 준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직영 및 자영 주유소를 대상으로 고객예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만화로 표현한 자료를 일선 주유소에 배포하는 등 ‘웰컴오일뱅크’ 친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S-OiL

S-OiL은 특별히 매체광고를 실시하지는 않고 있으나 고객접점 지역인 주유소 현장에서 1대1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이른바 ‘게릴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후발주자라는 열세 속에서 기업 이미지 광고에 신경쓰기보다는 주유소의 수익 다각화와 할인 카드 마케팅 등 실사구시적 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1년 8월부터 하나비자카드와 제휴해 업계최초로 정유제품 가격을 깎아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2002년 3월 국민은행 아이윈카드와 제휴관계를 맺고 ℓ당 40원까지 인하해 주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적립식 할인혜택 및 사은품제공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제주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들과도 제휴관계를 맺는 등 점차 할인혜택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원가절감 등을 통한 경영개선 노력이 수반되지 않은 채 주유소에서 무리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면 결국 이는 석유가격 인상요인이 된다”면서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카드 마케팅 활동에도 비중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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