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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 공무원 행동강령 본격 실시] 제도 허점 많아 ‘약효’ 의문


정부 각 부처가 지난 2월 부패방지법에 따라 제정된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에 맞춰 자체 훈령을 만들고 19일부터 일제히 시행에 들어갔다.

부패방지 정책은 과거 정권에서도 여러차례 단골로 등장했던 메뉴지만 이번에는 내용을 보다 구체화하고 제재 수위 등도 높였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과 사정 분위기에 맞춰 당분간은 효과를 거두겠지만 ▲사회 전반의 지연·혈연·학연 등 연고주의 ▲급행료 문화 ▲비공식적 뒷거래에 의존하는 해결의식이 존재하는 한 ‘약효’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접대골프·경조사비 제한=각 부처의 행동강령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경조금품 수수한도는 대부분 5만원으로 정했고, 직무와 관련해 금전, 선물과 골프 등의 접대, 교통·숙박 등의 향응은 받지 못하도록 했다.

직무정보를 이용,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이나 부동산거래를 제한했으며, 정보를 알려줘 다른 사람이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금지했다. 한달에 4회 이상, 외부강의가 3개월 이상일 때나 강의대가가 1회에 50만원 이상일 때는 신고하도록 했다.

조사공무원이 근무시간에만 조사를 하고, 근무시간 이후에 조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될 때는 반드시 조사 대상자의 동의를 얻도록 했으며, 정치인 등이 부당한 직무수행을 강요 또는 청탁할 경우 윤리센터에 신고하도록 했다.

◇‘약발’ 오래 갈지 의문=행동강령은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상부지시에 불복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내부고발자 보호’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각 부처가 윤리센터 등을 설치하고 금품수수 등에 대해 자발적 신고를 하도록 한 것이나 경조사 비용을 3만∼5만원으로 정한 ‘가이드라인’ 준수도 잘 지켜질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제도의 시행이 선량한 공무원 및 부패 공무원 사이의 중간 공무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줌으로써 나름대로 억제력은 있겠지만 음성적 부패 관행을 척결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선빈 수석연구원은 “부패 방지를 위한 제도를 시행할 경우 금품수수 횟수를 조절하는 등 보다 정교한 부패 수단이 등장하는 게 부패학의 통설”이라며 “외국 사례만 봐도 사회 전반의 부패 수준이 올라간 경우 제도만 갖고 성공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연구원은 “구체적인 실행력과 제재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반부패 수준을 제고할 수 있는 비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