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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자제 실수요자 상품 개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6.02 09:36

수정 2014.11.07 17:20


주택시장이 하향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주택업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최근 수도권은 물론 지방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아파트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분양권 거래 실종, 기존 주택 매매가 하락 등 침체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로인해 각 업체들은 부동산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대비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은 수익성 위주의 수주활동을 펼치며 공격적인 경영에서 방어적인 경영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미분양 우려지역에 대해서는 일단 사업을 잠정 보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계획의 축소와 더불어 실수요자 중심 마케팅 전략 등 침체기에 대비한 경영활동을 펴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금융과 개발, 마케팅을 접목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밀도있는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

◇주택업체들의 움직임=우림건설은 현재 올 수주목표를 달성한 만큼 수익이 확실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일단 신규사업을 자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우림의 심영섭사장은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판단, 무분별한 수주활동을 자제하는 대신 각 현장 및 개발팀은 위기요인을 분석하는 동시에 보수적인 사업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기적인 침체국면에 대비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아파트 등 도심형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최대한 자제하되 실수요자형 상품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동문건설의 경우도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대신 도심내에 위치한 부지에는 오피스빌딩이나 상업용 빌딩 등 틈새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또한 수요자들을 다변화시킬 수 있는 특화상품 개발에 주력키로 했다. 주택사업에 있어서도 당초 예정된 9000여가구의 공급계획을 7000여가구로 수정했다.이는 주거형 오피스텔을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에서의 경영 패러다임을 적용해가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선 평면설계에 있어서도 중소형을 집중배치하고 가족 중심형 공간과 기능성 마감재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계약금 비중을 낮추고 금융서비스 확대 방안 등을 통해 아파트개발 컨셉트를 전면적으로 ‘실수요자’ 에 맞추고 있다.

다른 업체들 또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지역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투기과열지구인가 투기지역인가 아닌가의 여부에 따라 지역별로 분양전략을 다시 짤 계획이다. 현대건설 분양팀 송창현부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택공급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수익성과 직결되므로 시장변화 추이를 본 다음 행동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앞으로 분양일정이 잡혀있는 경기 안양, 수원의 경우 이미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중도금 이자 후불제 등 금융조건을 어떻게 적용할지 등 분양전략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건설분양팀 최승호과장은 “재건축사업이 후분양으로 바뀌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조합원들과 계약조건을 협의한다거나 조합원들이 시공비를 줄 수 없는 사항이므로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해결하는 방법 등 여러가지 전략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재건축아파트 후분양제가 본격 실시되면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업체간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분석을 진행중이다.

따라서 각 업체들은 조합원 등 고정적인 수요자를 확보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수주를 위해 고삐를 당길 태세다. 하지만 재건축 추진 단계에 따라 사업수익성이 달라지는 만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별적·보수적인 수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후분양 사업지가 많은 대형 업체들의 경우 초기 사업비 과다 투자로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을 염려하고 있다. 특히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수주가 각 업체에 자금압박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건설 주택기획팀 김환열 차장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전력 투구할 계획”이라며 “대형업체간 재건축 수주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대림산업은 기존의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무리한 수주를 자제하고 철저한 수익성을 검토해 수주전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후분양제 실시로 일반분양분 분양가 급등 등 분양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라며 “재건축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경우 사업 포기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경영혁신 단행 필요=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향후 분양업체들은 분양가 책정 시 실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주변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나 입주 때 일정정도의 프리미엄을 보장하는 등 마케팅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정부의 투기억제 의지가 강한 만큼 건설업체들도 실수요자 관점에서 분양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며 “재건축 수주의 경우 중장기 시장전망을 고려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동안 가수요에 의해 움직이던 주택시장도 전체 경기 악화로 장기적인 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만큼 경영혁신을 밀도있게 진행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수요 중심시장에 맞는 상품개발, 실수요진작책으로 금융서비스 확대 및 분양가 인하 등을 실시하고 민간수주시장보다는 공공공사 수주 강화 등을 꾀하는 것도 생존 전략의 하나로 꼽고 있다.이번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인한 시장 하향안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주택업계가 재편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은 재편기에 대비한 경영에도 심도있는 검토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 leegs@fnnews.com 이규성·박현주·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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