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업체들이 첨단 디지털 시장을 선도, 향후 2∼3년내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전자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 업체가 장기불황속에 답보 내지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한국 업체들은 공격적인 투자와 수출확대로 세계 가전시장을 급속히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울하다=세계 전자의 메카로 불리던 일본의 소니와 마쓰시타전기, 후지쓰, 도시바, NEC 등 업체들은 13년째 냉랭하게 얼어붙고 있는 내수침체로 심각한 수익성 위기를 겪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3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도시바, 후지쓰, NEC에 대해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조정한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최대의 전자업체인 소니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니는 지난 1·4분기 가전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순손실액이 작년 동기 546억엔보다 배나 되는 1111억엔에 이르렀다. 마쓰시타전기는 지난해 400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고 후지쓰, 도시바, NEC도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12.7%, 13.0%, 9.5% 줄었다.
이에따라 일본 전자업체들은 유사업종간의 합병을 통한 생존싸움이 한창이다. 산요는 냉장고 부품생산 자회사인 피에프 공업을 쇼와패널시스템과 합병하고 그룹내 반도체 업체인 산요실리콘전기, 칸토산요전기 등 4개사를 통합했다.
이와 함께 강도높은 구조조정도 단행, 도시바와 NEC는 지난해 5000명, 1만4000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히다치도 당초 계획보다 4000명이 늘어난 2만350명을 내보냈다.
◇한국은 웃고 있다=한국 전자산업은 수출이 연간 15% 이상씩 급신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장의 근간이 되는 품목은 휴대폰과 디지털TV.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 1·4분기에 핀란드 노키아는 35.5%로 1위 자리를 고수했으며 미국 모토로라가 2위(15.5%)에 올랐고 삼성전자는 3위(12.3%)를 지켰다. LG전자도 일본의 소니엑릭스 등을 제치고 5대 휴대폰 메이커로 받돋움했다.
LCD TV의 경우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이미 전 세계 생산량의 50%를 상회하는 시장지배력을 갖췄다. PDP TV는 공격적인 투자로 연말이면 10년 먼저 사업을 시작한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업계 선두로 올라설 전망이다.
기술면에서도 디지털TV 3대 핵심기술분야인 디지털TV칩셋, PDP, LCD 등 디스플레이 부품, DATA 방송 규격 등 소프트웨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일본시장을 적극 공략, 일본 전자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또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내수시장 위축으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금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투자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6조7800억원의 시설투자 계획외에 최근 세계 처음으로 7세대규격을 확정, 연말부터 투자를 개시키로 했으며 연구개발(R&D)에도 매출액의 7.5%인 약 3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 leon@fnnews.com 이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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