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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파업 사후수습도 법대로 해야


이번 철도노조 파업에서 보여준 정부의 ‘법과 원칙 준수’라는 강경한 입장은 앞으로 노조운동에 중대한 전기가 된다. 따라서 파업이 종식된 이후라도 이러한 입장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철도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내건 여러 조건은 한마디로 말해서 노조운동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한 여러문제 역시 법과 원칙에 입각해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며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노조집행부가) 선처를 구하면 징계수위가 달리질 수도 있다’는 온정론을 경계한다.

물론, 파업참여 노조원 가운데는 적극가담자와 단순가담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극히 주관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물리적인 힘에 의해 강요당했다면 몰라도 스스로 파업에 가담한 노조원이라면 이미 단순가담자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라고 보아 마땅하다. 더구나 ‘업무복귀 각서’를 쓰고 풀려났으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은 노조원은 적극가담자로 분류될 수밖에 없으며 징계 수위를 낮출 이유가 하나도 없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수송 수단이 차단된 산업계의 막대한 피해와 일반 국민이 당한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풀었다고 해서 그 책임을 엄정하게 추궁하지 않는다면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의 업무복귀 명령을 지키지 않은 항공관제사 전원을 파면한 레이건 정부의 예를 들먹일 것도 없이 이번 파업 가담자 전원에 대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만이 유일한 수습책이 될 수 있다.

철도노조 파업기간 중에 노무현 대통령은 “나라가 있고 나서야 노조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극히 상식적인, 그리고 원칙중의 원칙인 이를 대통령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 외쳐야 할 만큼 지금 우리는 원칙과 상식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그 단초는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 데 있다.


법과 원칙 준수는 비단 노조파업 문제 뿐만 아니라 모든 국정의 기본이다. 상황에 따라 법과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온정을 베풀 수도 있으나 이것이 남용되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파업 사후수습 역시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국민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인 동시에 노조의 ‘하투’를 극복할 수 있는 길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