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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가D램시대 열었다] 고부가 D램시장 독주 가속도

김승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14 09:48

수정 2014.11.07 15:53


삼성전자가 1기가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것은 ‘반도체 기술한국’의 개가로 평가된다.

D램 기가시대를 개척해온 삼성전자가 300㎜웨이퍼를 양산함에 따라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전부문에 걸쳐 기가급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 것이다. 특히 삼성의 1기가 DDR은 0.10미크론(1㎛〓100만분의 1m) 제조공정을 적용하는 등 원가경쟁력도 확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삼성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1기가 DDR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세계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의 독주체제를 한번 더 굳히게 됐다.

◇고부가가치 D램 시장 선점=1기가 DDR시장은 현재는 초기수준이다. 1기가 DDR D램의 단품가격이 같은 급의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단품보다 10배 가량 비싼 100∼150달러에 달해 256메가 DDR400이 주력을 이루고 있는 PC용으로 사용되는데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도체 D램 업계의 원가절감이 급격히 이뤄져 PC업체가 만족할 만한 가격대가 이뤄질 경우 이르면 오는 2005년께는 일반 PC에 1기가 DDR D램이 채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1기가 D램 시장은 올해 9000만달러, 내년 20억달러, 2007년 121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이 이런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또 현재 0.10㎛ 제조공정이 적용된 1기가 D램은 원가경쟁력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DDR266과 DDR333 두가지 타입 모두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대용량 처리를 요하는 서버용에 사용된다.

서버는 현재 단순 데이터저장 역할에서 통신, 금융, 군사용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어 안전성과 성능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이에따라 고용량·고품질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00㎜ 웨이퍼를 월 5만장 가까이 대량 생산해 수율 및 원가문제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인피니온, 마이크론 등 후발 D램 업체들은 내년 하반기이후에나 비로소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에따라 내년말까지 선발 주자로서의 이익을 톡톡히 누리면서 고부가·고성능 D램시장을 독주할 것으로 보인다. 300㎜웨이퍼에서 생산하는 512메가 이상의 고성능 D램은 기존 주력인 256메가 D램보다 가격이 수 배이상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이익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후발업체와의 격차 더 벌어진다=현재 인피니온, 마이크론, 난야, 엘피다 등 후발 D램 업체들 중에선 인피니온만 300㎜웨이퍼 파일럿(시험) 라인을 가동중에 있다. 하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아직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3위의 D램업체인 인피니온은 2년전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300㎜웨이퍼 투자에 나섰으나 수율과 투자자금 확보문제로 아직 7000∼8000장 정도 규모로 본격 양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세계 2위인 마이크론은 버지니아주에서 300㎜ 웨이퍼 시험라인을 건설하고 있으나 자금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밖에 난야, 엘피다 등도 300㎜ 웨이퍼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

결국 이들 후발업체들은 빨라야 내년 말쯤에야 300㎜웨이퍼 본격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 후발업체들은 또 그동안 D램에서의 대규모 누적적자로 2조∼3조원 정도 들어가는 투자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300㎜ 투자가 제대로 될 지 쉽지않아 보인다.

◇1기가 D램 역사를 새로 쓴 삼성=90년대 이후 세계 D램 역사는 사실상 삼성전자의 D램 개발 및 양산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83년 64K, 84년 256K, 86년 1메가, 88년 4메가 D램을 개발하며 일본 반도체 업계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어 90년 16메가 D램을 일본과 같은 시기에 개발했으며 92년 64메가 D램 개발부터는 완전히 일본 업체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94년 256메가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삼성전자는 96년 1기가 D램, 2001년에는 4기가 D램도 잇따라 처음으로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D램 양산 시기에서도 16메가→64메가→256메가에 이어 이번 1기가 D램에서도 경쟁업체들을 따돌려 연속 4세대에 걸쳐 양산에 따른 기술표준화를 주도했다.


1기가 DDR D램은 지난 96년 일찌감치 삼성전자가 개발에 성공했으나 무려 7년만에 양산이 이뤄지게 됐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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