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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온고지신] 현대그룹 분할 MH에 닥친 시련


지난 98년 현대그룹 회장에 오른 MH(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는 이후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며 영욕의 세월을 보내게 된다.

우선 97년 ‘소떼 방북’을 시작으로 고 정주영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에 앞장섰고 98년 금강산관광 사업 등으로 이어지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또 99년에는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가 반도체 부문 ‘빅딜’을 통해 LG반도체를 인수, D램 세계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분위기는 공교롭게 지난 2001년 정주영 회장의 타계와 함께 한순간에 반전됐다. 자동차그룹의 분리에 이어 중공업그룹마저 현대가를 떠난 것. 결국 MH가 이끄는 현대그룹은 대북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과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현대택배 등을 거느린 소그룹으로 축소됐다. 재계순위(공기업 제외)에서도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에 뒤진 11위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2001년 5월 대주주 지분 완전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현대그룹을 완전히 떠났고 금융계열사인 현대투신증권과 현대투신운용 역시 지난 3월 푸르덴셜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또 현대의 ‘모기업’인 현대건설은 지난 2000년 MH와 MK(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간에 벌어진 주도권 다툼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데다 과도한 차입경영에 현금유동성 부족으로 법정관리의 위기에 놓이는 등 호된 시련을 겪은 끝에 2001년 그룹에서 분리되는 운명을 맞았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지난 2001년 불어닥친 D램 가격 하락 등 반도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매각협상이 결렬돼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 중이나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했거나 부과할 예정이어서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특히 대북사업의 경우 관광객 감소로 인한 금강산관광 사업의 부진에다 개성공단 건설 등 각종 경협사업마저 진행속도가 느려지면서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대북송금 문제가 정치문제로 비화되면서 결정적 위기를 맞았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