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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진 5번만에 웃었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3.07.27 09:51

수정 2014.11.07 15:28


한국인끼리 결승대결을 벌인 제55회 미국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재미동포 이숙진(16)이 최후 승자가 됐다.

최근 위성미(14·미국명 미셸 위)의 US여자아마추어대회에 이어 한국인 선수가 이번 대회까지 휩쓸면서 미국여자아마추어대회가 ‘코리안 잔치’ 마당이 됐다. 또 지난해에 이어 한국인이 대회 2연패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숙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의 브루클런골프장(파71·6303야드)에서 18홀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지난해 챔피언 박인비(15)를 상대로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숙진은 지난 99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5번째 도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두 선수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적인 승부를 벌였다.
초반은 박인비의 일방적인 페이스. 박인비는 경기 시작과 함께 1번홀(파4)과 2번홀(파3)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며 보기·파세이브에 그친 이숙진을 압도했다.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이숙진에게 3타 차로 앞선 박인비는 7번홀과 8번홀(이상 파5)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챙기며 무려 5홀 차로 달아났다.

박인비가 쉽게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었지만 박인비는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9번홀(파4)과 10번홀(파3)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한 박인비의 실수로 이숙진은 파세이브만으로 2홀을 따내며 추격에 나섰다. 또 이숙진은 13번홀과 14번홀(이상 파4)에서도 파 행진을 거듭하며 잇따라 보기 실수를 범한 박인비와의 차를 1홀로 좁혔다.

16번홀(파4)에서 다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박인비와 승부의 균형을 맞춘 이숙진은 17번홀(파4)에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버디를 잡아 전세를 뒤집은 뒤 1홀 리드를 18번홀(파4)에서 지켜내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숙진은 누구

US여자주니어선수권에서 5수 끝에 결국 우승컵을 거머쥔 이숙진(16)은 국내에서 재능을 인정받던 주니어골퍼중의 하나였다.


인천 한일초등학교 재학 당시인 지난 98년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여러 대회에서 입상해 가능성을 보였다.

중학교 진학 후 99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숙진은 미국에 또 다른 부모가 있다.


29년 전 주한 미군으로 복무하던 스티븐 웨스토프와 결혼, 미국으로 건너온 이모가 이숙진을 입양형식으로 초청, 부모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입양은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골프교육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

미국으로 건너간 뒤 새로운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훈련해온 이숙진은 지난해 뉴저지주 여자아마추어 정상에 오르는 등 정상급 주니어 골퍼로 성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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