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n사설] 기업경쟁력 발목 잡는 고임금


임금 증가에 따른 제조업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 올해 1·4분기 국내 제조업체들의 노동생산성지수가 108.9로 전년동기대비 3.0% 상승에 그친 반면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11.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3배 이상 뛴 것이다. 여전히 우리 경제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실 제조업 노동생산성 둔화는 경기가 부진한 탓도 있지만 생산성 향상을 앞지르는 임금 상승세가 주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매년 두자릿수의 임금상승이 지속되는 한 생산성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년간 제조업체의 시간당 실질임금상승률이 연평균 7.4%를 기록했지만 동기간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5.5%에 그쳐 생산성 증가율과 임금상승률간의 상관관계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그렇지 않아도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 등의 거센 추격으로 국내 제조업들이 경쟁력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성마저 떨어진다면 기업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여건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물론, 국내 진출한 외국인 기업들이 해외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당연하다. 얼마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고비용 구조하에서는 2007년 이전에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실제 산업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을 우려해야 할 판이다.

현재로서는 임금상승세가 조만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노동생산성을 앞지른 임금 인상의 일방독주는 곧 기업경영 압박으로 나타나게 돼 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우선을 두지 않으면 안되는 중요한 시기다. 경쟁력 결정의 핵심 요인가운데 하나인 가격결정력 구조가 효율적으로 개선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쉽지 않다. 더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고임금 등의 열악한 투자환경을 빌미로 투자확대를 주저하는 마당이다.


지나친 임금 인상은 자제되는 한편,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 제조업들이 기술적 강점을 이용,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생산성 개선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임금인상이 결정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