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신용불량자 뛰어넘기] 절망의 늪 ‘신용불량’에서 탈출하라


■신용불량자 뛰어넘기(정춘영 지음/인디북)

딸 카드 빚 비관 60대 가장(家長) 자살, 아들이 카드 빚을 갚아주지 않는 부모 살인, 카드 빚 비관 투신자살, 빚에 못이겨 부녀자 납치·성폭행, 카드 빚으로 인한 생활고를 비관한 어머니 3명의 자녀와 투신자살….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범죄 뒤에는 신용카드가 숨어 있다’는 말처럼 금융권에서 무차별적으로 발행한 신용카드가 소비자의 목을 죄고 있다.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사채를 쓰고, 다시 사채이자를 갚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한 카드 사용을 하지 않는 게 생활의 지혜이지만, 만일 이미 실수를 저질렀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신용불량자들의 절망적인 상태와 해결되지 않는 사태를 현장에서 직접 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신용컨설턴트 정춘영씨가 펴낸 ‘신용불량자 뛰어넘기’는 신용불량에서 파산신청까지 올바른 신용관리를 위한 지침서다. 이 책은 신용불량에 처한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그 대처방안과 함께 개인워크아웃제도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마저도 안 된다면 그 다음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7월 현재 신용불량자는 약 340만명.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사업실패로 인한 중·장년층의 신용불량자가 대거 발생한데 이어 젊은이들의 무분별한 카드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히게 되면 취업은 물론,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한 채 쫓기는 신세가 된다.

저자는 “신용불량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제도개선과 함께 취업을 통해 빚을 갚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소액 신용불량자나 20∼30대 신용불량자를 위해 신용불량자 제도를 조속히 개선하고 이들이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만일 예기치 않게도 신용불량자가 될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카드 돌려막기나 높은 이율의 사채를 이용하면 원금과 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빚을 얻어 빚을 갚는 행위로서는 신용불량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럴 경우에는 개인 워크아웃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되 그 이전에 해당 금융기관과 채무상담을 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그에 따르면 연체가 시작되고 변제가 일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미리 해당 카드사의 ‘카드론 대출’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연체 없이 장기간 사용한 우량카드였다 할지라도 막상 연체하기 시작했을 때는 대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신용카드회사가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평상시의 신용도와 이용실적에 따라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또 약정된 비율만 결제하는 리볼빙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리볼빙 제도는 리볼빙 약정을 한 경우 결제기일이 다가왔을 때 카드대금을 모두 결제하지 않고 약정된 결제비율 10%만 결제하면 잔여 카드 이용대금의 결제가 자동 연장되며, 카드는 잔여 한도 내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분할결제 방식이다.

예컨대 이용내역이 일시불 50만원, 현금서비스 30만원, 할부 20만원(5개월)이면 일반 결제는 84만원을 결제해야 하는데 비해, 리볼빙 서비스를 약정하면 결제비율 10%와 연이율 20%를 적용해 총 12만원만 결제하면 된다. 여기에 이월된 70만원의 이자수수료가 다음 달부터 가산된다.

그러나 과중한 채무로 파산 직전에 이른 개인이라면 카드론 대출이나 리볼빙 서비스보다는 ‘개인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게 유리하다. 개인 워크아웃 제도는 파산 직전의 부실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되었던 ‘기업개선 작업’이 과중한 채무로 파산하는 개인들의 회생을 목적으로 변형된 제도다. 다시 말해 일정한 소득이 있거나 향후 소득이 예상되는 다중채무자 가운데 상환능력이 있고 적극적인 변제계획을 가지고 있는 채무자들을 위해 상환기간의 연장, 분활상환, 이자율 조정, 변제기 유예, 채무 감면 등의 채무조정 수단을 통해 개인의 재기를 지원하는 제도다.


저자는 “지난 4월말 신용회복지원제도 개정안이 나와 개인워크 아웃 적격요건이 완화되고 서류 및 절차가 간소해졌다. 하지만 자산관리공사 같은 정부 산하기관들과 단위 농·수협과 신협 등을 개인 워크아웃 협약에 조속히 가입시키고 부실채권을 외국계 펀드에 매각하더라도 워크아웃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 책은 책 중간중간에 문답으로 알아보는 사례를 비롯해 독자들이 손쉽게 신용불량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신용회복지원 서식 및 파산신청 서식, 개인 워크아웃 협약에 가입한 금융기관, 그리고 관련용어의 해설을 부록으로 수록하고 있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