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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임단협 17시간 밤샘회의 “경론없어…소모적 협상”지적


은행권 임단협이 31개 은행장 등 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6시간30분의 마라톤 협상에도 별 성과없이 끝나 소모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부터 시작돼 16시간이 넘는 협상끝에 이날 오전 8시반에 마무리된 임단협 제1차 산별중앙교섭은 4개의 쟁점사항 중 임금분야에 대해서만 부분합의를 이룬 채 다음주 열릴 7인 산별중앙교섭위원 교섭으로 미뤄졌다.

노조가 제출한 76개의 요구사항 중 네가지 주요 쟁점사항은 ▲임금인상률 ▲정년연장 ▲비정규직 차별철폐 ▲ 조합재정자립기금 등이며 임금부문에서만 물가상승률과 노동생산성 상승률, 경영실적 등을 감안해 다음주 회의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내용으로 잠정합의됐다.

나머지 합의가 안된 조항은 사측에서 완강하게 반대하는 정년연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합의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문제는 9개 조항의 별도 선언문을 발표하고 조합재정자립문제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규모나 조정시기를 다음주 회의때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교섭은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와 김승유 하나은행장이 교섭회의 초기에 자리를 뜨자 노조측에서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를 문제삼으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두 행장이 이튿날 오전 7시40분경 조기이석에 대해 사과하고 회의에 다시 참석하면서 일단 마무리됐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날 교섭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은 것에 대해 “두달넘게 진행돼 온 산별교섭 방식이 지나치게 소모적이다”며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다음주 있을 회의에서도 별반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임단협 교섭 형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일고 있다.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 4개 국책·특수은행, 13개 유관기관 등 31개 금융기관의 은행장과 금융산업노조 및 산하 은행 노조의 위원장 등 회의 참석자만 64명에 달하는 데다 배석자까지 포함하면 무려 150∼200명이 밤샘회의를 한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각 은행마다 사정이 제각각인데 일률적으로 타협하는 건 무리가 있으며 노조측이 요구하는 임금정년이나 비정규직문제가 임단협에서 다룰 내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금융노련 관계자는 “노측은 사측에 일괄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라 금융계 근로자의 기본적인 부분을 보장하고 나머지 부분은 지부별로 상황에 맞게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scoopkoh@fnnews.com 고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