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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DMA 서비스 표류…업계 “시장성 불투명” 투자 안해 활성화 지연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6 11:46

수정 2014.11.07 14:44


‘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리며 치열한 사업권 따내기 전쟁을 벌였던 2GHz대역 3세대이동통신(IMT-2000) 서비스가 올해도 활성화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26일 현재 비동기식 IMT-2000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는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겨우 60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동기식 IMT-2000 사업자인 LG텔레콤은 12월로 예정된 2G대역 IMT-2000 서비스인 CDMA EV-DV 도입에 소극적이어서 연내 서비스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올초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WCDMA를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인 WCDMA사업을 위해 업체에 시장활성화를 위한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시장상황과 일정에 따라 WCDMA 서비스를 확산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텔-KTF, “시장성 불투명”=SK텔레콤과 KTF는 지난해 12월 WCDMA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8월말 현재 총 6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것도 임대형태의 가입자 확보다. 엄밀히 말하면 정식 WCDMA 가입자는 한명도 없는 셈이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요란법석을 떨었던 WCDMA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SK텔레콤과 KTF가 WCDMA사업에 대한 의욕이 없기 때문이다. 양사는 기술적 한계와 불투명한 시장성 문제로 WCDMA사업 활성화를 주저하고 있다.

게다가 CDMA2000 EV-DO만으로 WCDMA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점도 SK텔레콤과 KTF를 소극적으로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또 지난 1월 시작된 번호이동성제에 마케팅을 집중하다보니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서비스지역을 넓혀야하는 WCDMA에 대한 투자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도 이유다.

SK텔레콤과 KTF는 한발 나아가 정통부가 WCDMA 출연금을 일부 삭감해주면 사업권을 반납할 수도 있다는 억지까지 부리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 “대량 생산 어려워”=현재까지 WCDMA용 단말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한 두개 모델 뿐이다. 두 모델은 모두 소비자용이 아닌 사업자 소유의 임대폰이다. 아직 WCDMA 상용 단말기는 출시되지 않았다.

문제는 올 연말까지 WCDMA 상용 모델이 출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상용 WCDMA 단말기가 나오더라도 일반 소비자용으로 대량 공급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원칩 형태의 WCDMA 단말기를 연말쯤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내년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WCDMA 단말기가 내년초 출시되더라도 이통사의 수요가 불투명해 소량 출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텔, “투자여력 없어”=동기식 IMT-2000 사업자인 LG텔레콤은 오는 12월까지 EV-DV 서비스를 시작해야 하지만 아직 네트워크 구축계획조차 잡지 못한 채 투자를 미루고 있다.

이처럼 LG텔레콤이 투자를 미루고 있는 것은 지난 1월 시작된 번호이동성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WCDMA에 대한 투자여력이 부족한데다 시장성마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EV-DV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이 부정적이어서 대규모 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EV-DV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투자할 지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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