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코리아 성장엔진 자동차산업]전문가 기고/조유진 무협 무역연구소 연구원

유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02 12:04

수정 2014.11.07 12:29


지난달 22일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액 누계가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1964년 1억 달러 달성 이후 40년만에 2000배가 증가한 것으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2000억달러라는 숫자는 우리의 최대 수출품목으로 총 수출의 10%를 차지하는 반도체에서부터 수출실적이 수백달러에 불과한 기압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들의 실적이 쌓인 결과이다.

그리고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컴퓨터, 선박 등 소위 수출 5대 품목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44%를 차지하여 우리 수출을 주도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90%를 상회하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수출 드라이브 정책은 필수적이며 이를 주도해 나갈 대표품목 또한 필요하다.

우리 수출이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유지하여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품목이 있어야 하는데 그 대표주자로 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자동차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00만대가 신규로 등록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은 세계 석유소비량의 절반, 고무생산의 절반, 유리생산의 25%, 철강생산의 15%를 사용하는 등 가히 제조업의 꽃이라 불릴 만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완성차와 부품을 합친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생산액의 11.0%, 고용의 7.9%, 부가가치의 10.9%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는 3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됨으로써 전후방 연관효과가 여타산업보다 높아 기술개발과 부품 국산화 진전에 따라 생산 유발효과도 커진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산업이다.

수출 면에서도 포니승용차 6대가 1976년 에콰도르에 최초 선적된 이래 1996년에 수출실적이 100억달러를 넘었고 2004년에는 반도체, 휴대폰에 이어 3대 수출품목으로 전세계 184개 국가에 수출됨으로써 산업 강국의 면모를 널리 선양하고 있다. 우리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키워 이제 세계에서 7개국 밖에 남지 않은 자동차 생산국 중 하나가 되었다. 수출된 한국 자동차는 운행하는 것만으로도 국가 이미지 광고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하여 종전의 저가 소형차 중심에서 이미지 제고로 고급화를 지향하여 중·대형급의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수출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당 수출가격도 2001년 8187달러, 2002년 9106달러, 2003년 9605달러로 꾸준히 높아져 2004년에는 1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동안 침체를 보여왔던 세계 자동차 수요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우리 수출에 청신호를 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북미시장의 자동차 보유율이 인구 1.6명당 자동차 1대 수준으로 가장 높아 자동차 메이커들의 최대 격전지가 되어왔지만, 앞으로는 브릭스(BRICs)와 남미 메르코수르 등 신흥 시장이 빠른 경제발전에 힘입어 높은 수요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우리 업체들은 이들 신흥시장에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진출하여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인도, 중국, 터키, 슬로바키아 등에 공장을 설립하고 생산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GM대우도 GM의 글로벌 라인업 보강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수출 중심의 가동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자동차 업체가 이처럼 상승무드를 타고 있지만,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앞으로 또 한번의 전기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한 모델의 다양화와 함께,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카 등 차세대 자동차의 기술개발 및 양산체제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국민경제에서 자동차 산업의 비중과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인 만큼,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달성하기 위해 업계와 정부가 한마음이 되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혁신의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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