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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표적’ 중소형株 매력

조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02 12:04

수정 2014.11.07 12:28


내달 사모투자펀드(PEF) 도입으로 대다수 상장기업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중소형 종목이 관심 1순위로 꼽힐 전망이다. 특히 최대주주와 외국인 투자세력 지분간 격차가 크지 않은 중형주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아니더라도 자본이익을 노릴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시장참여자의 매매전략 키워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전문가들은 PEF가 도입되더라도 비용 요인 등 대형주 경영권 인수가 당장 이슈로 떠오르기 힘들다고 전제하고 시행 초기에는 지분 경쟁 가능성이 엿보이는 중소형 우량주가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자사주 끌어안기 확산되나=일단 PEF 표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장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자사주 신탁계약 연장 등의 형태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주요 상장사의 자사주 확보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실제로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이 8.7%의 지분으로 3대주주에 올라있는 풍산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자사주 60만주(70억원 규모) 매입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풍산 관계자는 “이는 지분 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종전 자사주 지분과 최대주주 보유 물량을 합하면 24%에 가까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셈”이라며 “그러나 외국인 총 지분율이 26.5%에 이르는 등 경영권이 안정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추이를 봐가며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신탁계약 연장으로 경영권 방어를 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상이 푸르덴셜투자증권과 체결한 1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을 5년 연장한데 이어 동양제철화학도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펀드 계약을 1년 추가 연장했다.

대투증권 임세찬 애널리스트는 “통상적으로 자사주 신탁계약 연장은 주가 안정을 위해 이뤄진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PEF 도입에 따른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강해지는 가운데 이달 계약이 만료되는 대부분의 기업도 자사주 신탁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인 주요주주 옐로칩 관심=이날 대우증권은 외국계 펀드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되어 있는 자산가치 우량주가 향후 PEF의 1차 공략대상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 기업의 경우 전반적인 외국인 지분율 증가 추세에서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등 우호지분 확보에 적극 나서 해당종목 주가의 견조한 흐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강대일 애널리스트는 “거래소 시장 내 외국인 비중은 지난 99년 17%에서 지난달 말 현재 43%로 높아지는 등 상장사의 경영권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상장사 자사주 매입금액도 지난 2001년 8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현재 19조130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국인과 최대주주 지분차가 미미한 중소형 종목의 경우 PEF 효과와 더불어 자사주 매입 등 지분경쟁 가능성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은 해당 종목으로 효성, 대상, 코오롱유화, 경동도시가스, 한일시멘트, 삼양제넥스, 동양제철화학, 풍산, KEC, 동원F&B, 오뚜기, 평화산업, 한솔제지, 현대중공업, 영원무역, 삼영, 삼일제약, 성신양회 등을 꼽았다.

/ anyung@fnnews.com 조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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