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004 미국의 선택]오하이오주 소송 잇따라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02 12:04

수정 2014.11.07 12:28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약 3개월에 걸친 유세 대장정을 마무리짓고 2일(현지시간) 고향인 텍사스주 크로포드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각각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접전지역인 오하이오주에서는 유권자의 자격 감시 여부를 놓고 항소법원이 공화당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등 벌써부터 소송전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 제6순회 항소법원은 2일 오하이오주 투표소에 유권자의 적격 여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선거감시요원을 배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같은 판결은 공화당측의 선거감시요원 투표소 배치 요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뒤집는 것이다.

공화당측은 그동안 올해 오하이오 지역에 수천명의 부정 선거권자들이 새로 등록했다는 의혹을 갖고 선거감시요원의 투표소 내 배치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측과 시민단체들은 공화당의 그런 요구가 소수 인종 유권자를 겨냥한 것으로 케리 후보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반발해 왔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줄리언 본드 회장은 “선거감시 요원을 배치하려는 의도는 백인을 겨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종차별적인 것”이라며 “투표자의 적격 여부를 가리는 행위는 사실상 소수 인종 투표자는 부정행위자라는 인종차별적 가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불과 수백표 차로도 오하이오 선거인단(20명)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2004년 대선 투표는 2일 자정(현지시간·한국시간 2일 오후 2시) 미 북동부 끝자락 뉴햄프셔주에 있는 산간마을 딕스빌 노치와 하츠 로케이션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날 선거에서는 부시가 35표, 케리가 21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랠프 네이더 후보는 1표를 얻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선 부시가 하츠에서 17표, 딕스빌에서 21표를 얻은 반면 앨 고어 당시 민주당 후보는 각각 13표, 5표를 얻는데 그쳐 부시의 승리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마을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대선 투표 전날 마을의 한 호텔에 모인 뒤 0시를 기해 미국과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권을 행사해 왔다.

○…미 언론은 조기 투표가 실시된 32개주의 투표율이 20% 안팎에 이르고 유권자 등록률이 평균 5∼8%씩 증가한 점 등으로 미뤄 투표자 수가 4년 전에 비해 1000만명 많은 1억20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이번 선거에 앞서 등록시킨 유권자들이 340만명에 달하며 민주당은 이보다 더 많다고 ABC가 보도했다.

CNN은 플로리다주의 경우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등록 유권자 투표율이 4년 전 68%에서 75%까지 뛸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2000년 대선에는 1억8600만 유권자 중 1억3000만명이 등록, 1억1100만명이 투표했으며 전체 유권자의 투표율은 60%, 등록 유권자 투표율은 86%를 기록했었다.

○…이번 대선에는 투·개표 공정성을 감시하는 변호사가 수만 명 배치된 가운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선거감시단 100여 명이 투입됐다.

미국과 유럽 등 55개국이 가입한 OSCE는 100여명의 선거감시단을 파견, 2인1조로 미 전역에서 투·개표 공정성을 감시한다.

국무부는 “이들의 활동은 모든 OSCE 회원국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두지 않고 있지만 OSCE 감시단이 그동안 주로 후진국 선거 감시를 한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자존심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전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실시한 모의투표에선 케리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1일 미국 대선에 국제사회의 여론을 반영시키기 위해 런던의 시민단체가 만든 인터넷 모의투표 사이트 ‘글로벌보트2004’(www.globalvote2004.org)에 따르면 세계 네티즌은 케리 후보에게 77%의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표에는 119개국의 네티즌 113만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약 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뿌리깊은 반감을 실감케 했다.

/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사진설명

2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끝낸 뉴 햄프셔주의 산간마을 하츠로케이션 투표소 직원들이 등록된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35표, 케리 민주당 후보는 21표, 녹색당 후보인 랠프 네이더는 1표를 각각 얻었다. /사진=하츠로케이션(미 뉴햄프셔주)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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