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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휴대인터넷)사업자 요금제 ‘딜레마’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03 12:04

수정 2014.11.07 12:26


오는 2006년 등장할 신규 서비스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요금제를 놓고 통신업계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휴대인터넷을 준비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은 매달 일정 요금을 내면 무제한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정액제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초과된 사용량의 일부나 몇몇 핵심 부가서비스는 추가요금을 받는 쪽으로 사업계획서를 마련했다. 이는 가능한 저렴하게 휴대인터넷을 제공, 초기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사업자들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동통신 기반의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은 상대적으로 비싼 종량제가 불가피한 상황. 따라서 휴대인터넷과 WCDMA사업을 동시에 활성화시켜야 하는 사업자들은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여기에다 일부 추가되는 요금에도 부분적으로 종량제를 도입한다는 계획도 정액제로 굳어진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특성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요금제 고민=유선 초고속인터넷을 무선으로 서비스하는 휴대인터넷은 요금제 책정에서부터 딜레마에 부딪쳤다.
기존 무선서비스처럼 사용량만큼 요금을 내는 종량제를 할 경우 비싼 요금으로 인해 초기시장 활성화가 어려워진다. 반면 정액제가 될 경우 무선 트래픽 부담으로 인해 정상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업자들은 월 3만∼4만원 정도의 요금으로 무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의 이용형태에 따라 일부 종량제를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종석 KT 상무는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들이 정액제를 선호하고 있다”며 “주파수를 통해 운용되는 특성을 고려해 정액제를 기반으로 한 부분종량제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식 하나로텔레콤 상무도 “수요창출을 위해 정액제를 기반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종량제에 대한 장점도 있어 절충점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측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경쟁사인 KT와 하나로텔레콤의 요금제와 비슷한 형태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WCDMA와의 관계=휴대인터넷 요금이 정액제를 기반으로 책정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내년까지 총 3조원이 투입될 WCDMA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의 확장개념인 휴대인터넷은 정액제로, 이동통신인 WCDMA는 종량제로 양분되지만, 실제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무선인터넷·화상전화·음성전화 등으로 비슷하다는 것. 따라서 요금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는 KT와 SK텔레콤의 WCDMA는 휴대인터넷 시장이 커갈수록 현재의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6년까지 총 3조원이 투입될 WCDMA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종량제가 필요하지만, 대동소이한 휴대인터넷은 요금이 저렴한 정액제 기반이라는 점에서 향후 WCDMA 시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휴대인터넷 부분종량제 어려워=사업자들은 가능한 휴대인터넷 요금체계를 다양화시켜 무선망을 안정화시키고 수익을 올리는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정액제인 휴대인터넷의 부가서비스나 대용량의 데이터 송·수신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금을 부과하는 부분종량제를 한다는 것. 그러나 초고속인터넷 접속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휴대인터넷에서 핵심 콘텐츠를 골라 별도의 요금을 받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정보통신부는 휴대인터넷 요금제는 시장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로 보고 사업자들의 요금정책에 관여치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휴대인터넷과 WCDMA가 보완재냐 대체재냐를 놓고 업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휴대인터넷 요금제를 놓고도 적지 않는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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