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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태컬럼]청와대와 삼성의 인터넷 갤럭시


“부자되세요”란 말을 디지털식으로 표현하면? “인터넷을 잘 이용하라”로 해독하고 싶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킹이 비즈니스나 커뮤니케이션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가장 큰 주제어는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라고 해도 이론이 없을 것 같다.

세상은 ‘구텐베르크 은하계’를 지나 ‘인터넷 갤럭시’로 전속력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구가 하나의 은하에서 다른 은하로 이동하는데 불과 500여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실로 광속보다도 빠르게 움직였다고 할만하다. 허버트 마셜 매클루한이 표현한 ‘지구촌’은 이제 사이버 스페이스로 질적 변환을 이루는 과정에 서있다.

인터넷이 기술자 그룹의 품안에서 벗어나 사회 각 영역으로 확산된 것은 기업인들의 공이다. 기업활동에 인터넷 메커니즘을 접목시킨 이들은 슘페터류의 기술 혁신주의자들이 아니라 뛰어난 세일즈맨들이었다.

국내의 대표적 민간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가 이달 초 영문 경제경영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경제의 현황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귀중한 첫걸음으로 평가할 만하다. 국내경제의 동향, 분석 및 전망 등 신뢰도 높은 다양한 정보를 영문으로 담아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놓았다. 6000여개의 보고서를 영문화하고 주요내용은 주문형비디오로 만들어 올렸다. 이 프로젝트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지금까지 정보부족에 따른 외국언론의 왜곡 보도 등으로 국가나 기업이 보이지 않게 손해를 입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앞으로 적어도 경제분야에서만은 이런 불상사가 예방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멀티미디어 방식의 이 ‘세리월드’사이트(seriworld.org)가 세계를 향한 한국경제의 창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사실 이런 국가홍보는 정부나 관련 기관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영국 가디언지로부터 세계최초의 인터넷 대통령이란 평을 받은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이에 걸맞게 대내적으로는 청와대 및 국정브리핑 웹사이트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모든 부처의 활동상황을 싱글 윈도시스템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상호비교평가가 가능하다. 한눈에 쉽게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정보판옵티콘의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자주 거론되는 인사가 발탁되면서 일부 공직사회에서는 출세코스로도 불린다. 참여정부 인사공학의 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글 콘텐츠에 국한된 얘기다. 열린 세계를 향한 대외 홍보, 즉 영문 콘텐츠는 아주 유치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청와대 사이트 포커스코너를 보면 지난 7월13일 고이즈미 일본 총리를 만난 게 가장 최근 뉴스로 떠 있을 정도다. 대내외에 내년도 국가 청사진을 밝힌 대통령의 정기국회 시정연설조차 전문은커녕 요약문도 없다

지난 3일 대통령이 참석한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 최고경영자(CEO) 초청 만찬 간담회는 투자유치를 위한 국가홍보의 호재였다. 지금까지 투자유치의 걸림돌이었던 8700여개 규제를 하나하나 재검토해 과감히 풀겠다는 대통령 발언은 얼마나 좋은 홍보거리인가. 단순사실보도도 하지 않았으니 그 무감각이란….

이젠 일부 국내매체와 티격태격 다투는데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 눈을 밖으로 돌려 외국의 유력 언론과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차근차근 우리의 실상을 전하는 인터넷 홍보에 나서야 한다. 일찍이 그랬다면 며칠 전처럼 월스트리트 저널지로부터 황당하게 비판받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공기업 KOTRA, 무역협회와 비슷한 성격인 홍콩 tdc(무역발전국)의 웹사이트를 비교해 보면 그 내용은 하늘과 땅 차이다. tdc의 경우 사이트에만 들어와도 무역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실질적인 콘텐츠가 풍부하다. 주요 포인트가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족보처럼 단절없이 하이퍼링크로 연결돼 있어 필요한 정보를 한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해놓았다.

반면에 수출로 먹고 산다는 우리의 무역기관 사이트는 외국인이 두번 다시 찾지 않을 정도로 정보가 빈약하다. 참여정부에서 최우수 공기업으로 선정된 KOTRA가 이런 수준이다. 무협은 봉제인형이 주수출품이었던 시절의 상품분류를 아직도 적용할 정도로 고리타분하다.
게다가 정보통신 기술자가 콘텐츠 운영책임자라니.

민간은 미래지향적인 수출용인데 공직은 여전히 과거에 안주하는 내수용에 불과한 것인가. 10월 마지막주말에 열린 정부혁신토론회에서 노대통령이 “기업과 비교해 정부의 일하는 수준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한 반문조의 힐난을 공직자들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네트워크 환경 아래에서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낙오자로 전락하는 길밖에 없다. “미래의 이름으로 너 과거의 망령에게 이르노니/사이버 스페이스에 너의 자리는 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