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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수세로 U턴하나…亞펀드자금 유입등 수급 긍정신호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14 12:06

수정 2014.11.07 12:09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 확대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퍼시픽 펀드로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등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따라 최근 프로그램 매수에 기반한 기관투자가 중심의 유동성 장세 피로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말랠리 기대감에 편승한 지수의 추세 상승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를 팔고 있다=사실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선 지난 9월15일 이후 거래소시장에서 총 1조896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간을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같은 기간동안 해당 종목 순매도 규모만 2조2727억원에 이르고 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SDI(1757억원), 삼성전기(1100억원), LG필립스LCD(542억원) 등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결국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해 매도를 하는 것이지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매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이같은 사실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에 IT업종(2조4248억원)을 필두로 철강(2881억원), 증권(703억원) 등을 순매도 했다. 반면, 운수장비 1961억원을 비롯해 화학(1656억원), 운수창고(1169억원), 통신(491억원), 기계(397억원) 등에서는 대다수의 업종에서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우리증권 오태동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는 한국시장을 팔고 있다기보다는 IT업종, 특히 삼성전자를 팔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은 소폭이나마 순매수했고 비IT업종의 경우 여전히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주체로 부상하나=이달 들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 등에 힘입어 833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을 대신한 강력한 사자 세력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관의 역할은 프로그램매도 압력이 가중되면서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증시의 향방은 외국인의 매수 전환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최근 해외 수급여건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아시아퍼시픽 펀드에는 지난 3월 이후 최대 규모인 1억18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인 순매도를 보였던 기술주 펀드로 1억3800만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추가된 점은 고무적이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증시와 관련있는 아시아퍼시픽에 지난 3월3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은 외국인의 수급 개선에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며 “특히 기술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IT관련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에 호재”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는 이달 말에는 매도세가 진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당장 외국인이 재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막바지에 이르러 크게 더 팔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실적에 대한 의문이 여전해 당장 매수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태동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5%를 하회함으로써 외국인 매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으나 당분간 매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오히려 삼성전자를 더 팔거나 비IT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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