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뉴스 인사이드]국민銀 ‘도넘은’ 외부수혈/한민정기자


과거 우리나라 왕실에서는 자신들의 고귀한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친척들간에 결혼을 하는 ‘근친혼’이 성행했다고 합니다. 순혈주의를 지향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 때문인지 아직도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순종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나 많은 유전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수의사들은 ‘순혈’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 자기 학교 출신이 아니면 교수 임용이 되지 않는 학교도 많고 공채 출신이 아닌 직원은 임원을 꿈도 꾸지 못하는 기업도 많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외부 학교 출신을 일정 수준 이상 임용시키도록 하고 능력있는 외부 전문가를 임원으로 전격 스카우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나침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했듯이 지나친 순혈주의 배격 정책이 최근에는 도를 넘어섰는지 아예 ‘순혈’은 버텨나지 못하는 역 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최근 국민은행의 임원 인사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집니다.

신임 강정원 행장이 취임하면서 국민은행의 임원 판도에는 큰 변화가 일었습니다. 과거 김정태 행장 라인으로 불리우던 3명의 부행장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났고 강정원 사람으로 여겨지는 7명의 부행장이 외부에서 영입돼 새로 국민은행에 터를 잡았습니다. 사내 승진은 2명에 불과했습니다.

외부 인재의 채용은 사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도 있고 미묘한 경쟁심을 부추겨 회사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일해온 내부 인재의 승진문이 점차 좁아진다면 그 누구도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입사하는 많은 신입 사원들은 첫 입사 순간부터 ‘임원은 꿈꾸지 말라’는 선배들의 말에 좌절하며 적당히 충성하고 적당히 일하며 자신의 미래를 책임져줄 다른 직장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지나친 순혈주의를 배격하고 외부와의 적절한 교류를 허락한 것은 순혈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략이었지 외부의 유입을 통해 순혈을 멸종시키려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