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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달러의 위기 세계 경제의 몰락]채무국 미국에 울고웃는 세계경제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17 12:06

수정 2014.11.07 12:05


요즈음 달러화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세계 경제의 위기감이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극심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실제로 브레튼 우즈 시스템이 붕괴된 이후 지난 30년 동안 무역 불균형으로 인한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는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위상 약화와 국제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경제분석가로 활약 하고 있는 리처드 던컨이 지은 ‘달러의 위기―세계 경제의 몰락’은 이러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인해 달러화 가치는 주요 흑자국 통화에 대해 대폭적으로 절하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으로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이 무역 흑자국가들에서는 외화 유동성의 급증으로 인한 초과 신용의 창출이 경제 과열과 자산가격의 초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와 과잉 생산능력은 결국 기업의 수익성 악화, 디플레이션 압력 심화를 겪어왔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과도한 통화 공급 확대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통화 공급의 확대는 사실상 디플레이션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저자는 일깨워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디플레이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저자는 총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한 세계 최저 임금의 설정과 세계 통화 공급을 규제하기 위한 세계 중앙은행의 설립을 제시하며 이 두가지 방안이 달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의 1부에서는 달러본위제의 국제통화 체제가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어떻게 야기하고 심화시켰는가를 분석하고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제수지 흑자국들에게 초과 신용의 창조를 가능케 했고 결국 경제 과열로 인해 거품경제로 전락하게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부에서는 세계 경제의 성장과 건전성이 채무국인 미국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국제수지 흑자국들의 자산가격 거품이 붕괴될 때 정부재정과 은행 부문의 부실이 동반적으로 나타나고, 무역 불균형이 결국 디플레이션 압력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3부에서는 불균형이 해소될 때 세계 경제가 얼마나 심한 충격을 받게 될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디플레이션을 방어하거나 거품이 붕괴된 이후의 상황에서 경제 성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4부는 지속 불가능한 불균형 상태에 있는 세계 경제가 향후 직면할 경기침체의 피해를 완화시키고 10년 후에 더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도움을 줄 정책 수단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듯이 현재 달러본위의 국제 통화체제는 불안정 그 자체다.
현재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정책수단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상당히 남아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는 경제 거품과 디플레이션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jochoi@bookcosmos.com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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