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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금융감독원까지 나선 中企 지원


금융감독원이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대출 촉진책을 은행들에 요구하고 나섰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최근 중소기업 경영안정을 위한 특별지원책으로 모두 4조8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한데 이어 금융감독당국까지 나선 것이다. 내수부진, 원자재값 급등, 환율의 급격한 변동 등으로 경영이 어려움에 직면했고 대출금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감독당국의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우선 1년 이하 만기도래 비중이 작년 말보다 높아진 은행들에게 구체적인 개선 일정을 제시하도록 했으며, 신용도에 변화가 없고 사업성이 있는 중소기업은 은행들이 기존 담보인정비율을 반영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비율 준수여부를 금감원이 실시하는 은행의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금융권 일각에서 ‘중소기업발(發)’ 신용대란을 우려할 정도의 상황이므로 중기대출에 따른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역할이 공정한 금융관행을 선도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대출만기 연장과 추가대출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이번 조치는 또 다른 ‘관치금융’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은행권이 금감원의 조치에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관치금융’에 대한 반발 때문일 것이다. 금감원의 무리한 요구는 은행권이 자산건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고 일부 은행들은 ‘경영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신용정책을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주체는 은행인데 감독당국이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정부가 금융기관의 경영에 간섭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문제는 대출금 만기 연장 등 일시적인 조치만으로 해결될 성질은 아니다. 우량 중소기업이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경우라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돕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중소기업발’ 신용대란을 우려해 한계상황에 빠진 중소기업에까지 금융지원을 한다면 궁극적으로 금융기관 부실까지 불러올 가능성마저 있다. 중소기업지원 결정은 은행들에게 맡기고 정부는 중소기업의 철저한 구조조정 등 체질강화에 정책의 중점을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