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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책로]‘조폭 골퍼’


가끔 손님의 유형을 보면 조폭 스타일의 손님들을 볼 수가 있다. 또래 캐디들의 말을 들어보면 더욱 재미있다. 어느 조폭이 왔었다. 이 조폭아저씨가 동생을 데리고 나왔는데 그 동생이 비기너였던 것이다. 그러자 조폭 아저씨가 동생에게 계속해서 룰과 매너 등을 가르쳐 주었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였다. 형님 조폭이 동생에게 얘기를 한다.

“야, 아그야, 이 통 앞으로 절대 나오지마. 알았냐? 이 통 앞으로 나오면 반칙이여, 반칙. 알았지? 통 앞으론 절대 나오지마라.”

알고보니 통이란 것은 티박스 위의 티 마크를 말하는 것이었다. 형님 조폭은 그것을 가리키는 용어를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그 동생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예, 예 알겠습니다. 형님”이라며 자상하신 형님의 세심한 배려에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이었을 것이다.

또 한번은 그린 위에서 였다.

“야, 여기에서도 잘해야 돼. 알았지? 다른 사람 그린은 절대 밟지마. 알았냐? 다른 사람 그린 밟아도 반칙이야. 엉? 절대로 밟으면 안돼. 야야?` 그렇게 밟지 말라고?`그거 안된다니까. 다른 사람 그린 절대 밟지마.”

이것도 알고 보면 그린 위에서 다른 사람의 퍼팅라인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박학다식한 형님이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고 헷갈린 조폭 동생은 그저 계속 머리만 갸우뚱 거리게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조폭 손님들을 보자. 하루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형님”이 출현했다. 어찌나 하수 조폭들이 형님을 남발하는지 한 홀에 평균 15번은 들었는듯…. 일단 티샷을 하면 “와, 굿샷입니다. 형님. 잘갔습니다. 형님.”

세컨드샷 후 “형님, 자리 좋습니다. 형님. 이야?`형님 너무 잘하십니다. 형님”, 그린에서 “형님, 잘 하십시오. 형님, 와!나이스 빠따?`입니다.
형님. 형님은 빠따도 잘하십니다. 형님”, “나이스 파!!! 나이스 파입니다. 형님.”

하도 형님, 형님을 많이 듣다보니 나중에는 캐디도 “볼 여기있습니다. 형님”을 할 뻔했다나 어쨌다나….

/윤미란(홍천 대명비발디파크CC 경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