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장들 “대출금리 단계 인하”

한민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18 12:06

수정 2014.11.07 12:02


시중은행장들은 콜금리 인하가 은행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수신금리를 우선 0.10∼0.20%포인트 인하한 후 여신금리는 단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18일 오전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월례 금융협의회에서 은행장들은 “대부분 예금은 만기 동안 약정금리를 보장해야 하는 반면 대출은 70% 정도가 시장금리에 연동취급되고 있다”며 “콜금리 인하는 대출금리에 자동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은행수지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또 저금리기조로 은행 자금이 채권형펀드 등으로 계속 유입되는 가운데 콜금리 추가인하 기대로 채권시장이 과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금리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자금은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옮아가고 해외시장으로도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금이동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강조했다.

시중은행장들은 우리나라의 초저금리로 미국과의 장기금리가 역전됨에 따라 자금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하락에 따른 자금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당장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환율이 균형 수준에 안정되면 자본 해외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은행장들은 특히 신바젤협약 실시로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대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앞으로 가계대출과 프라이빗뱅킹(PB), 해외운용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자금과 관련해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감소로 대출회수나 대환과정에서 고금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은행장들은 대체로 중소기업이 아닌 음식·숙박업 등 일부 개인사업자와 소호업종 기업에 적용되는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박총재는 은행장들에게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된 내부제약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으며 은행장들은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강권석 기업은행장,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장병구 수협 신용대표이사, 이규 수출입은행 전무 등이 참석했다.

/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사진설명

한국은행은 18일 서울 남대문 본점에서 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
박승 한은 총재와 시중은행장들이 환율�^금리 등 경제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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