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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철강업계 ‘몸집 경쟁’가속


세계 철강업계의 ‘덩치키우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럽 철강 3사가 통합한 아르셀로, 다국적 철강사인 미탈 등이 잇따라 M&A나 전략적 제휴 등을 맺는데 이어 중국, 중동, 대만 등 다소 철강업의 발전이 부진했던 국가들마저 세계적인 원자재 전쟁에 대비해 대대적인 생산력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철강업체들은 생산력 확장 및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덩치키우기’ 노력이 미흡해 소위 생산력 중심의 ‘힘싸움’에서 턱없이 밀리고 있어 조만간 성장 한계점에 부딪힐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 생산력 확장의 ‘빅뱅’=다국적 철강사들의 통합으로 시작된 세계 철강사들의 덩치싸움은 최근 중동지역까지 영향을 미쳐 중동지역 철강사들 또한 생산력 확장을 통한 몸집불리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란 최대 철강사인 Imidro는 현재 720만t인 연간 생산능력을 오는 2009년까지 두배가 넘는 1800만t까지 증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포스코 연간생산력의 50%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 철강사인 Saudi Iron & Steel 열연공장 신설 등 설비확장을 통해 조강능력을 400만t에서 550∼600만t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한국과 인접한 중국을 비롯한 태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의 후발 철강회사들이 무서운 속도로 국내 철강사들을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오산의 아이바오준 사장은 최근 37억달러의 자금조달을 통해 현재 1500만t규모인 생산능력을 오는 2008년까지 2500만∼2700만t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하이보강은 2000만t인 조강능력을 오는 2008년까지 3000만t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브라질 CVRD와 원료 부문과 상공정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양사의 생산능력 확대가 완성될경우, 포스코의 생산능력인 2970만t과 비슷한 회사가 인접국가인 중국에 2개사가 탄생하는 샘이다.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이 중국을 번번히 ‘양칼의 칼’로 지적하며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것 역시 이같은 맥락이다.

◇국내 철강사, 성장한계에서 고민=이같은 해외사들의 국내외에서의 ‘덩치부풀리기’에 비교해 보면 국내 철강사들의 생산력 확장 노력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위상제고 노력은 극히 미미하다는 점에서 국내 철강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세계 철강기업들이 발빠르게 M&A와 전략적 제휴, 신규투자를 통해 2∼3보씩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걸어갈때 국내 철강업체들은 반보씩 걸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에서의 생산력 확장에 엄청난 투자비를 쏟아붓고 있는 포스코조차 지난 2001년 조강생산량 기준 1위자리에서 지난해 무려 4단계 추락한 5위를 기록한데 이어 현재 진행중인 US스틸을 비롯한 유수철강사들의 M&A가 가시화되면 추가적인 순위하락마저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막강한 생산능력을 중심으로 저가철강제품을 쏟아낼 공룡철강사들의 공세가 본격화 되면, 시장점유율에서 자연히 밀리고 브랜드 인지도 역시 급속히 떨어질수 밖에 없다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같은 원자재대란 속에서 생산력 순위의 하락은 단지 시장점유율의 추락을 의미하는 것 뿐만아니라 철광석, 유연탄 같은 중요원자재 구매경쟁력의 도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문제점이 더욱 돌출되고 있다.


최근 제철강국인 일본내에서조차 신일본제철이 경쟁사인 스미토모 금속과 영업, 원료조달 등에 대한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국에서 중소형 철강사들이 자발적으로 통합을 통한 덩치부풀리기에 열중하는 것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비하면 국내 제강사들은 오히려 좁은 내수시장에서 경쟁에만 치중, 전략적 제휴 등은 안중에도 없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관계자는 “세계적인 원자재 확보난에서 구매협상력 등을 고려해볼때도 지금은 ‘질’보다 ‘양’의 싸움에서 살아남는 것이 글로벌 경쟁에서 관건이 되는 시기”라며 “국내 철강사들도 전략적제휴나 해외투자를 가속화해 이같은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아야 지속적인 성장력을 확보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