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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짜로 증시 살리는 길은/윤경현기자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출현했다. 열린우리당의 ‘국가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 소속 국회의원들이 ‘우리기업 주식갖기운동’ 행사를 가진 것이다.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확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막고 침체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자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이를 지켜보면서 ‘정치인들이 이제서야 진짜(?) 경제를 걱정하기 시작했구나’ 하는 순진한 착각이 잠시 머리를 스쳐갔다. 야당 국회의원들도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도 냉정했다. 이같은 기대는 하루를 못 가서 무너지고 말았다. 그날 이후 국회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온통 여야간 정쟁으로 얼룩져 있다. 끝도 없는 다시 정치싸움에 나날이 어려워지는 우리 경제는 여전히 뒷방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주식시장을 살리자고 하는데 정작 우리 주식시장을 외국인의 손에서 구해줄 ‘구원투수’ 기금관리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수개월째 잠자고 있다. 야당은 이를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연계해 처리키로 했다고 한다. 덕분에 이번에도 국회통과가 ‘물 건너갔다’는 얘기가 들린다. 도대체 몇번째 연기되는 것인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또 정부와 집권여당에서는 여전히 이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주부부서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강력 반대를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개정안이 만들어지고 몇개월이나 지나서 새삼 반대의사를 밝힌 이유가 뭔지 이해가 안 간다.
더구나 한 나라의 장관이 ‘주식은 위험하다’는 무조건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면 과연 누가 주식투자를 할는지 궁금하다.

이번 행사를 지켜보던 증권사 관계자들의 말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여의도동 1번지에서 일하는 이들이 들었으면 정말이지 ‘피가 되고 살이 될’ 법한 얘기들이다.

“과연 저 사람들은 우리 경제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정치불안이라는 사실을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주식을 안 사줘도 좋으니까 제발 정치나 똑바로, 조용히 해서 경제의 발목이나 잡지 말았으면 좋겠네.”

“이쪽에서는 주시식장을 살린답시고 이벤트까지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증시 살리는데 태클이나 걸고… 도대체 진짜 주식시장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니까.”

/ blue7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