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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영화로 만든다…김영빈 감독·강철웅 대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니, 말해야 한다.

독재정권의 폭압으로 얼룩졌던 과거사가 스크린으로 옮겨진다. 지난 3월부터 영화화가 본격 추진됐던 휴먼 액션 드라마 ‘삼청교육대’가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이번 영화를 위해 뛰는 사람은 ‘김의 전쟁’ ‘테러리스트’ 등 남성미 넘치는 작품을 만들었던 김영빈 감독(49)과 엔이오엔터테인먼트 강철웅 대표(45).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한국영화계의 두 거장 임권택 감독과 고(故) 김기영 감독의 애제자여서 영화계의 기대가 남다르다.

‘영화에 대한 갈증’이라는 측면에서도 두 사람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영빈 감독은 지난 96년 개봉한 ‘나에게 오라’ ‘불새’ 이후 7년간 영화판을 떠나있었다. 지난 2001∼2002년 ‘살인의 추억’ 등을 만들었던 영화제작사 싸이더스와 한국 최초의 하이잭(비행기 공중납치) 영화 ‘발해’를 준비하기도 했지만 빛을 보지는 못했다.

김감독은 “영화를 찍지 않았다 뿐이지 지난 7년동안 서울종합예술학교 전임강사로, 전라남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남도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일했다”면서 “특히 젊은 영화학도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는 내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길에 대한 방향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기영 감독의 ‘느미’ ‘수녀’ ‘육식동물’ ‘바보사냥’ ‘화녀’ 등에서 조감독으로 활동했던 강대표의 영화에 대한 갈증도 김감독 못지않다. 강대표는 지난 90년대 초 김보성·강석현 주연의 ‘미지의 흰새’와 독고영재·허준호 주연의 ‘마지막 시도’ 등을 제작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황진이’ ‘뺑끼통’ ‘멀쩡한 환자’ ‘유령’ 등 대중적인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지만 강대표의 영화에 대한 미련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강대표의 이번 영화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삼청교육대’ 영화화는 개인적으로 13년 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영화화에 착수, 지난 6월에는 일부분 촬영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이를 중단하고 이번에 김감독과 다시 만났다. 그동안 5억여원의 제작비를 날린 셈이지만 좋은 감독을 다시 만나게 됐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강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감독의 구상에 따르면 영화는 권력에 의해 철조망 안에 갇힌 남자와 그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철조망 밖의 여자의 이야기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김감독은 “시나리오상에는 한인덕·최정인 등의 이름이 정해져 있지만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삼청교육대’라는 제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록은 넘쳐난다. 무엇을 선택하고 버릴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고 극한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휴머니티를 여하히 그려내느냐가 관건이다.
” (김영빈)

“‘삼청교육대’라는 제목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또 김감독이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남도영상위원회와 손잡고 전라남도 지역에 세트장을 건립,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세워놓고 있다.”(강철웅) “스승에게 누가 되지않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김영빈 감독과 강철웅 대표의 야심작 ‘삼청교육대’는 캐스팅이 완료되는대로 곧 촬영에 들어가 내년 7∼8월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