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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기자의 클릭! 유통]쏟아지는 기능성치약…고르기 힘든 소비자


LG생활건강은 요즘 코를 벌름거리기 일쑤다. 라이벌 애경과 태평양이 자신의 ‘향기 마케팅’을 벤치마킹해 잇단 도전장을 내밀어서다. 과일 민트향, 숲속 그린향, 바다 해초향….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상큼한 치약으로 뭇 팬들을 유혹하며 맹추격해오고 있으니 LG생활건강으로서는 코가 빠진다.

서울 시내 모 할인점의 치약매장 풍경. 달포전만 하더라도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 ‘페리오’는 단꿈에 젖어 있었다. 매혹적인 향기로 웰빙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매장 안방을 꿰찼었다.

페리오가 웰빙 팬과 입맞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치약시장에 ‘원 브랜드 멀티 프러덕트’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파란을 일으켰다. 감귤향의 ‘페리오 검케어’(잇몸질환예방), 허브향의 ‘페리오 브레쓰케어’(구취제거), 천연 민트향의 ‘페리오 캐비티케어’(충치예방) 등 페리오 트리오가 향기에다 기능까지 보태 잠잠하던 치약시장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게 고객들의 입맛. 침통만 내내 흔들던 태평양이 때를 놓치지 않고 맥을 제대로 짚었다. 태평양은 이달초 향기와 기능을 리뉴얼한 ‘메디안’ 투캅스를 앞세워 키스공세에 나섰다. ‘메디안 포레스트’는 숲속의 나뭇잎 향을, ‘메디안 그린’은 바다의 해초향을 담았다. 향타입별로 모두 충치예방�^잇몸보호�^미백 등의 기능을 집약시켰다.

애경 역시 보름전 출사표를 내고 향기경쟁에 가세했다. 천연 민트향의 ‘2080 오리지날’(충치예방), 녹차 민트향의 ‘2080 그린후레쉬’(구취억제), 사과 민트향의 ‘2080 비타케어’(잇몸·치주질환예방)으로 세분화해 웰빙 수요층을 넓혀가고 있다. ‘덴탈크리닉 2080’으로서는 지난 98년 11월 태동한 이래 정확히 6년만의 리뉴얼이어서 향기 마케팅에 대한 절실한 상황을 엿보게 한다.

기능면에서는 경쟁사별로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귀뜸. 치아미백�^구강청결�^구취제거 등 치약 기본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특화된 향기만 가미한 치약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이 결론을 뒤집어보면 향기 마케팅은 다양한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시키기 위해 잉태된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보기에 따라서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한 브랜드에 ‘다품종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할인점 치약 매장에 들어서면 어느 치약을 선택해야 할 지 헷갈린다. 양치 후 느껴지는 개운함과 상쾌함을 강화했다는 치약이 한 제품에서만도 수종에 이른다.
해서 매장 점원도 한정된 양판대에 어느 제품부터 진열해야 할 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취급하는 품종이 많고 양판대 공간도 제한되어 있으니 정녕 판매되어야 할 절대량이 줄어들기 십상. 일부 품종은 재고로 남아돈다. 유통씨는 ‘다품종에 따른 소량화’가 되레 매장의 매출 효율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원의 불평에 영 입맛이 개운치 않다.

/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