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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권의 와인과 인생]클레오파트라 미모 비결은 와인?

주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11.24 12:08

수정 2014.11.07 11:55


와인에 관한 옛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다.

인류역사상 최고 미인이라고 꼽히며 희대의 요부라는 클레오파트라가 미모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와인 때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목욕을 할 때 우유(쉰우유라고 한다)와 지중해산 레드 와인을 욕조에 풀어놓고 탕 속에 들어갔다. 탕 속에 들어가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미백 성분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 잡티를 엷게 해준다고 한다. 목욕이 끝난 다음에는 감송유를 몸 전체에 바르고 맑고 투명한 장미로 마사지를 했다고 한다. 보지 않았으니 사실인지 후세 만담가들이 지어낸 이야기인지 모르나 하여간 호사스럽게 살았던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탈무드에도 술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포도주는 오래될수록 맛이 좋아진다. 지혜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더 농익어간다.’ ‘시중드는 사람이 상냥하면 어떤 술이라도 맛이 좋다.’ ‘술이 머리로 들어가면 비밀이 흘러나온다.’ ‘악마가 인간을 찾아가기가 너무 바쁠 때는 대신 술을 보낸다’ 등이 그것인데 탈무드란 유대인의 지혜를 집대성한 것이니만큼 교훈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와인은 빠지지 않는다. 하기사 방탕하고 자유스럽고 교활하고 멋지게 살려면 술이 없어서 되겠는가. 제우스의 아들로 등장하는 바쿠스는 원래 트리키아의 산에서 식물과 동물의 생명과 대지의 풍요를 관장하는 신이었다. 그는 온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포도 재배 방법과 와인의 즐거움을 일러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쿠스는 바다를 건너 정처없는 방랑길에 올랐다. 아티카라는 곳에서 바쿠스는 사람들에게 포도 재배와 와인 제조법을 가르친 다음 와인을 빚어 와인을 마시고 축제를 벌였다. 이때부터 그는 술의 신(酒神)으로 불리게 된다.

바쿠스를 따르는 여인들을 박카이라고 했는데 이들은 밤이 되면 와인을 마시고 돌아다녔다. 이들이 머물며 춤추다간 자리에서는 꿀과 와인이 솟아나 사람들은 그들을 좇아다녔다.


와인의 오묘한 빛깔은 박카이들의 눈물이라고 한다. 그 눈물을 마신 인간은 난폭해지기도 하고 바쿠스의 조종을 받아 마음 속에 있는 진실을 밝히기도 한다.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죄인들에게 와인을 마시게 해보면 어떨까.그럼 미제사건 해결률이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농담 한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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